새해 중국어로 영화 도전하는 장나라 "중국에서 8년, 이젠 자신감 생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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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1-01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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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황인성 기자) 2012년, 60년만에 한번 찾아온다는 '흑룡의해' 배우 장나라(31)가 중국에서 다시한번 주목받고 있다.

'한류원조' 배우로 장나라는 한국과 중국에서 특별한 존재다. 양국에서 인기를 누리고 있는 장나라는 새해, 중국어로 영화에 도전한다. 중국에서 데뷔한지 8년만이다. 그동안 많은 배우들이 중국에서 작품 활동을 했지만, 모두 현지 성우가 더빙을 했었다.

장나라는 81영화제작소 출신의 장린 감독이 연출을 맡고 차이나필름이 제작하는 영화 '플라잉 위드 미'의 주인공을 맡았다. 내년 6월 개봉예정인 영화는 현지에서 6000개 스크린에서 동시에 개봉한다.

제작비만 4000만위안 (한화 약 72억원)이 넘게 들어간 대작이다. 제작사는 개봉 첫주에만 8000만 관객이 몰릴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한국에서 최고 흥행작인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가 1174만명의 흥행 기록을 세운 것과 비교하면 어마어마한 숫자다. 하지만, 중국의 인구는 12억명이 넘는 걸 감안하면 그리 놀랄만한 숫자도 아니다.

현지 영화 관계자들은 장나라와 더불어 지금도 꾸준한 인기를 모으고 있는 홍콩사대천왕 임지령이 주연을 맡았다는 점에서 그 이상의 관객이 몰리는 것도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특히, 장나라는 현지에서 CF만 8년 넘게 장수하고 있을 정도로 인기가 좋다. 이번 영화에 거는 현지관계자들의 기대는 남달랐다.

지난해 12월 19일 영화 '플라잉 위드 미'의 촬영이 한창인 중국 윈난성 쿤밍 양종하위 화챠오 빌라단지에서 배우 장나라를 만났다.


◆장나라 주연 中영화 플라잉 위드 미'

장나라는 영화 '플라잉 위드 미'에서 허치엔치엔 역을 맡았다. 허치엔치엔은 대부호의 외동딸로 한국에서 고등학교까지 다닌 인물이다. 그래서 장나라는 이번 영화를 통해 미숙한 중국어를 하는 중국인을 연기해야 한다.

장나라에게 딱 어울리는 배역이다. 하지만, 장나라는 처음으로 동시녹음이 들어가는 것 때문에 긴장을 많이 했다. 중국어를 배우긴 했지만, 일상대화와 연기를 하는 것은 또 다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장나라는 그동안 자신의 목소리를 녹음했던 성우에게 대본을 녹음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리고 시간이 날 때마다 녹음을 들으며 연습하고 또 연습했다. 이런 노력 덕분인지 장나라는 한국말을 하다가도 중국어가 나올 정도가 됐다. 지금 장나라는 중국어 연기에 대해서 자신감이 붙은 상태다.

"솔직히, 중국어 연기는 처음이라 저도 긴장했어요. 촬영날짜가 다가올수록 잠을 자지 못할 정도였죠. 그래서 이번 작품에 들어가기에 앞서 중국어 공부를 다시 시작했죠. 성조부터 문법까지 세세하게 공부를 했답니다."

장나라는 극중 어눌한 중국어를 선보이게 된다. 맡은 배역이 한국에서 오래 유학생활을 했기 때문에 유창한 중국어를 구사할 필요가 없다. 그렇지만 장나라는 현지인이 공감할 수 있는 연기를 하기 위해 노력했다.

"어눌한 중국어를 하는 캐릭터지만, 현지인들이 저의 연기를 보면서 공감할 수 있도록 노력을 했어요. 저는 최선을 다했는데 현지반응이 어떨지 궁금해요. 제 중국어 연기를 보고 현지인들이 진정성을 느꼈으면 좋겠어요."

영화 촬영을 절반 정도 끝나고 관계자들은 시사회를 가졌다. 이는 장나라의 원어 연기를 평가하고 동시녹음으로 갈지, 아니면 더빙으로 갈지 결정하는 자리였다. 다행히 영화 관계자들은 10%정도 후반작업만 거치면 그냥 써도 되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는 다른 중국 영화도 거치는 후반작업이었다. 장나라의 연기가 합격점을 받은 것이다.

"처음에 조마조마했는데, 그 소식을 전해 듣고 나니 기분이 좋았어요. 노력한 만큼 인정받았으니까요. 중국어 원어 연기가 정말 힘들었는데, 이제 자신감이 생겼죠."

하지만, 장나라도 처음에는 대사를 줄여달라고 조르는 등 원어 연기를 두려워했다. 특히, 중국어는 우리나라 언어와 달리 사성조와 문법이 다르기 때문에 한국인인 장나라가 아무리 오랫동안 활동했어도 현지배우처럼 연기하는 것은 무리였다. 더군다나 장나라는 대본이 늦게 나와 촬영을 일주일 앞두고 연습에 들어갔었다.

장나라는 이번 영화를 정말 힘들게 촬영했다. 제목 '플라잉 위드 미'처럼 극중 패러글라이딩을 타고 하늘을 나는 장면이 많이 나온다. 그래서 장나라는 중국 윈난성 쿤밍에서 1000m 고산지대를 오르내리며 촬영을 해야 했다. 평생 오를 산을 이번에 다 올라간 것 같았다.

"제 다리를 보시면 알겠지만, 곳곳에 멍이 들었어요. 이번 영화만큼 힘들게 촬영한 경우는 없었어요. 중국 소수민족이 사는 곳을 올라가는데 가는 데만 8시간이 넘게 걸렸거든요. 밀림을 뚫고 지나가는데 바위에 부딪쳤는지 다리에 멍이 들었어요. 절벽도 오르고 정말 이번만큼 힘들게 촬영한 것은 처음이에요."

원래 촬영은 12월 말 정도에 끝날 예정이었다. 하지만, 대륙의 날씨는 도와주지 않았다. 극중 맑은 하늘을 나는 장면을 찍어야 하는데, 자꾸 이슬비가 내려 촬영이 자꾸 지연되고 있었다. 덕분에 장나라는 영화촬영기간 동안 허락받은 휴가까지 미뤄둔 채 촬영에 임하고 있었다.



◆한국 배우중 중국어로 연기한 첫번째 배우 기록

"솔직히, 한국에 가고 싶어요. 그런데 영화 촬영도 남아있고, 빨리 끝내고 쉬는 게 더 편한 것 같아서 휴가도 일부러 가지 않았죠. 촬영이 끝나면 집에 돌아가 아무것도 하지 않고 푹 쉴 계획입니다."

장나라는 남자 못지않게 강행군을 소화했다. 동안에다 가냘픈 외모지만, 장나라는 20대 초반 호두를 맨손으로 쪼갤 정도로 괴력의 소유자다. 하지만, 이번 영화 촬영은 만만치 않았다. '먹는게 남는 것'이란 말처럼 장나라는 끊임없이 먹으면서 체력을 다져야 했다.

"촬영이 길어서 체력관리가 정말 중요했어요. 그래서 저는 그냥 틈나는 대로 먹으면서 버텼어요. 상대배우인 임지령도 제가 배고픈 것은 알 정도였죠. 감독님도 제가 군것질하는 양을 보더니 깜짝 놀라곤 했었죠."

앞으로 장나라는 작품에서 강인한 여자 연기에 도전하고 싶어 했다. 몇 년 전 방송됐던 MBC '히트'에서 여형사로 나왔던 고현정처럼 강인한 여형사 역할을 해보는 게 꿈이다.

"다음에 꼭 해보고 싶은 배역이 있다면 강인한 여자 역할을 해보고 싶어요. 아니면 아예 남자 배역에 도전하고 싶기도 하고요. 연기력으로 성별을 뛰어넘어 인정받고 싶은 욕심 때문이죠."

장나라는 또 하나의 큰 산을 넘었다. 이제 장나라는 중국에 진출한 한국배우 중에서 원어로 연기한 첫 번째 배우가 됐다. 이미 많은 배우들이 중국에 진출했거나 진출을 시도했다. 하지만, 장나라 만큼 오랫동안 사랑받으며 활약한 배우는 없다. 이유는 무엇일까. 열정과 성실로 무장한 장나라의 모습에서 '한류의 힘'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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