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현 대통령은 이미 민주당 후보로 결정된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공화당 후보가 어떻게 될 지가 더욱 관심이다. 어려운 경제 상황 속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인기가 그다지 높지 않아, 잘만 하면 공화당이 백악관을 되찾을 수 있다.
3일(현지시간)로 다가온 아이오와 주 코커스(당원대회)에서 처음으로 공화당 후보 윤곽이 나온다. 현재로선 롬니 전 주지사가 대세이나 오는 3월6일 10개주에서 후보를 결정하는 슈퍼 화요일 전후로 최종 후보자가 결정될 전망이다.
이번 공화당 후보 경선을 보면 한편으로는 유권자들이 안스러울 정도다. 공화당은 ‘덜 보수적이어서 무난한’ 후보인 미트 롬니를 대신할 후보를 계속해서 물색해 왔다. 잠깐이나마 흑인 비즈니스인 허먼 케인을 밀기도 했고, 초반에는 보수 시민운동 티 파티를 뒤에 업은 미셸 바크만 미네소타 연방하원의원을 마음에 두기도 했다. 만일 바크만이 남성이었다면 롬니를 제치고 1위를 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올 정도로 바크만의 보수성은 공화당 유권자들의 마음을 샀다. 그러나 아직 미국의 공화당은 여성을 대통령 후보로 뽑을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바크만의 지지도는 현재 바닥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과거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민주당 정부에 치명타를 날린 스타였던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이 대안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허나 그도 이제는 노장이다. 잦은 결혼과 이혼, 구설수 등 때문에 보수 유권자들의 마음을 100% 충족시켜주지 못했다.
그럼에도 보수적인 기독교 유권자들은 포기하지 않고 여전히 미트 롬니를 대신할 후보를 찾고 있다. 최근에는 릭 산토럼 전 펜실베이니아 상원의원 인기가 아이오와 코커스를 앞두고 치솟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산토럼은 이번 경선 과정에서 한 번도 주목받아보지 못한 인물이다. 선거가 앞으로 이틀이면 시작되는데 산토럼이 부상했다는 것은 그만큼 보수 공화당 유권자들이 간절하게 롬니 대타를 찾고 있다는 뜻이다.
비즈니스인 출신에 억만장자인 롬니를 보수 공화당 유권자들은 왜 싫어할까. 평균적인 공화당 유권자들은 그를 싫어하지 않지만 ‘전투적인(=극히 보수적인)’ 유권자들은 그를 좋아하지 않는다.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겉으로 표출되지 않는 종교문제다. 롬니는 몰몬교 신자다. 보수 크리스천 세력으로부터 인정받을 수 없는 한계가 분명하다. 미국 보수 공화당의 강력한 뿌리인 기독교 세력은 몰몬을 싫어한다.
롬니가 공화당을 대표할 만큼 보수적이지 않다는 점도 걸리고 있다. 공화당은 지금까지 오바마의 진보적인 색채를 공격하면서 그가 내놓은 의료보험 개혁안도 함께 싸잡아 공격해 왔다. 그러나 롬니는 주지사 시절 매사추세츠에서 전 주민 의료보험 법안에 서명한 장본인이다. 오바마를 비롯한 많은 민주당 지역의 의료보험 개혁안은 이 롬니의 법안을 모델로 하고 있다. 따라서 보수 공화당 유권자들은 롬니가 과연 자신들을 대표할 수 있는가에 의문을 품고 있다.
이제 공화당도 선택의 폭이 넓지 않다. 시간도 없다. 3일 아이오와 코커스에 이어 10일 뉴햄프셔, 21일 사우스캐롤라이나 및 31일 플로리다 프라이머리(예비 선거)가 계속 열린다. 과연 보수 유권자들이 ‘덜 보수적이고 덜 기독교적인’ 믿음을 갖고 있는 롬니를 대신할 후보를 찾을지 지켜보자.
(아주경제 송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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