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보호시설에서 생활하는 노숙인들을 대상으로 소득 대비 저축률이 가장 높은 70명을 올해의 저축왕으로 선발했다고 2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4월부터 11월까지 8개월 동안 4억6000만원을 벌어 그 중 절반 이상인 2억6000만원을 저축했다. 특히 상위 7명은 수입금의 90%가 넘는 저축률을 기록하며 악착같은 자립 의지를 보였다고 시는 전했다.
저축왕이 되려면 6개월 이상 꾸준히 근로소득이 있어야 하고, 주택청약저축도 들어야 하는 등 까다로운 조건을 갖춰야 한다.
선발된 70명의 노숙인 중에는 필리핀에서 한국으로 시집와 가정폭력을 견디다 못해 거리로 나선 여성, 사업이 망해 자살을 기도했던 가장, 부도날 때 진 빚을 기어이 다 갚아낸 사람, 정신장애 등을 가진 노숙인 8명 등도 포함됐다.
2008년 부도 후 채권자들을 피해 가족과 헤어져 노숙생활을 했던 정모(54)씨는 “빚진 죄인으로는 못 산다”며 집수리와 도배 일을 해 저축을 시작했고 지금은 1500만원을 모으게 됐다.
또 과거 신용불량으로 고생하던 10명은 2008년부터 2010년까지 시에서 추진한 신용회복지원사업을 통해 부채를 감면하고 저축을 시작하게 됐다.
시는 상위 10%인 7명에게는 상장을 주고, 70명은 3월에 약정할 ‘희망플러스통장’ 가입자로 추천한다. 일부는 내년 저축의 날 표창 대상자로 추천할 계획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