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美 전방위 압박에 정면 대응

  • 이란, 美 전방위 압박에 정면 대응

아마디네자드 대통령 "힘으로 맞설 것"
"핵갈등, 석유부문으로 확산‥긴장 고조"

핵무기 개발 의혹을 둘러싼 이란과 미국의 갈등이 새해 들어서도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사실상의 자국 석유 금수조치와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UAE) 무기수출 등 미국의 전방위 압박에 이란이 정면으로 대응, 오히려 대립이 격화하는 양상이다.

이란은 새해 첫날 호르무즈 해협 인근 국제수역에서 중거리미사일을 발사한 데 이어 2일에도 장거리 미사일 2발을 시험 발사했다고 주요 외신들이 전했다.

마무드 무사비 이란 해군 부사령관은 "장거리 지대함(地對艦) 미사일인 카데르와 지대지(地對地) 미사일인 누르를 성공적으로 시험 발사했다"며 "미사일이 페르시아만의 지정된 목표물을 정확히 맞췄다"고 밝혔다. 

전날 핵연료봉 자체 생산에 처음으로 성공했다고 발표해 핵탄두 제조에 근접했음을 시사한데 이어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 핵탄두 운반 능력까지 과시한 것이다.

이란 해군은 또 열흘간의 기동훈련 마지막 날인 이날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위한 전술훈련을 한다고 중동 현지 일간 걸프뉴스가 전했다.

무사비 부사령관은 "해협 통과를 불가능하게 할 수 있는, 봉쇄를 위한 새로운 편대 훈련을 할 것"이라면서 "해상, 해저, 상공에서 해군 함정과 잠수함, 항공 전력이 상당 부분 동원된다"고 말했다.

이는 군사력을 과시함으로써 서방으로 하여금 추가적인 제재에 나서지 못하도록 압박하려는 목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이란이 몇몇 우방에게 이날 훈련 참관을 허용한 것은 이런 맥락에서 이해된다.

이란은 지난해 말 자국 석유 금수 조치가 이뤄질 경우 세계 석유 운송의 요충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수 있다고 위협해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강력한 반발을 초래했았다.

이후 이란은 서방과 핵협상 재개 의지를 드러내는 등 한 발짝 물러서는 듯했으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강력한 제재 법안에 서명하자 강경 대응으로 돌아섰다.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은 특히 미국의 제재 대상인 중앙은행 간부들과 만난 자리에서 "적들의 음모에 맞서 국민과 조국을 보호해야 한다"면서 "힘으로 맞설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오바마 대통령이 서명한 국방수권법안은 이란 중앙은행과 거래하는 어떤 경제 주체도 미국의 금융기관과 거래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란 석유 수입국이 대부분 이란 중앙은행과 거래하는 현실을 감안하면 사실상의 석유 금수조치인 셈이다.

6개월의 유예기간이 있지만 이란산 석유 금수가 실제 이뤄져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고 나선다면 미국과 전면전도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페르시아만 원유 수송로의 안전을 최우선적인 국익의 하나로 고려하는 미국이 군사적 보복 조치에 나설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란이 실제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서방은 물론 걸프 지역 산유국들의 첨예한 이해가 걸려 있기 때문에 스스로 고립을 심화하는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현지 소식통은 "이란이 실제 해협을 봉쇄할 수 있을지는 별개로 핵무기를 둘러싼 갈등이 석유 부문까지 번지면서 새해 벽두부터 페르시아만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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