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홍성환 기자) 이승한 홈플러스 회장의 '말 바꾸기'가 또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줄곧 부인해 오던 MVNO(가상이동통신망 사업자) 사업에 전격 진출키로 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말 바꾸기는 편의점 사업에 진출한다고 밝혔을 때와 똑같은 양상이다.
이 회장은 지난해 홈플러스 아카데미 개원식에서 "관련 법안에 따르면 서울 시내나 도심, 주택 인근에 점포를 열 수 없다"며 "산이나 들에 점포를 지을 수밖에 없을 정도로 출점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밝혔다. 때문에 "가상스토어처럼 온라인 유통에 역량을 집중해 나갈 것"이라며 편의점 진출설을 강력하게 부인했다.
하지만 불과 1개월 만에 말을 바꿨다. 실제로 작년 7월 새롭게 리뉴얼한 익스프레스 성수점에 대해 회사 측은 줄곧 편의점이 아니라고 주장했지만, 정작 뚜껑을 열어보니 콘셉트가 지난달 문을 연 365플러스 편의점과 거의 일치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 회장은 올해 MVNO 사업 진출을 또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현재 MVNO사업을 검토 중인 것은 맞다"면서 "아직 구체적인 사업 시기와 이동통신망을 빌릴 사업자도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고 전했다.
하지만 불과 1개월 전만해도 홈플러스는 반대 입장이었다. 지난 11월 이마트가 핸드폰 매장에서 MVNO 사업자 프리텔레콤의 휴대전화 판매를 시작했을 때 "MVNO 진출에 대해 구체적으로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일축했다.
상황이 이렇자 업계에서는 이승한 회장의 잦은 입장 변화에 대한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국내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유통업 개정안으로 SSM(기업형 슈퍼마켓)·대형할인점 출점과 영업시간이 제한되면서 이승한 회장 입장에서는 다른 사업 진출을 통해 탈출구를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30일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유통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대형마트들은 오후 11시에서 다음날 오전 8시 사이 영업이 금지됐다. 문제는 이번 개정안 통과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을 것으로 보이는 곳이 바로 홈플러스다.
실제로 홈플러스는 대형마트 3사 가운데 가장 많은 70개 매장을 24시간 체제로 운영하고 있다. 11시 이후까지 영업하는 매장도 35곳에 달한다. 영업시간을 오전 9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제한할 경우, 연간 1조2000억원 매출이 줄어들 전망이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코너에 몰린 이승한 회장이 신사업에 대한 의욕만 앞세우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홈플러스는 이마트나 롯데마트처럼 모기업이 없기 때문에 스스로 생존 방법을 찾아햐 한다"며 "특히 모든 결정을 최고경영자인 이승한 회장과 대주주인 테스코에서 하기 때문에 외부인 입장에서 보면 '잦은 말 바꾸기'로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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