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들은 “이 날을 기다렸다” “몇 년 전부터 통행료를 낮춘다더니 드디어 낮췄다” 등등의 반응을 보이며 환영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고속도로 통행료가 무료화가 이슈가 되고 있는 것은 바로 중국 내 고속도로의 과다 통행료 징수가 그 동안 사회적인 문제로 지적됐기 때문입니다.
사실 후자 고속도로 통행료 무료화도 지난 8년간 상하이 양회에서 끊임없이 제기된 안건인데 이제야 비로소 시행된 것이죠.
지나치게 높은 고속도로 통행료 때문에 중국에서는 ‘고속(高速)도로가 고가(高價)도로로 변했다’는 우스개 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중국 고속도로 통행료는 km당 0.4위안(한화 약 73원)에 달해 중국인의 소득수준에 비해 지나치게 과다하다는 지적을 받아왔습니다. 2007년 세계은행 통계에 따르면 중국 1인당 GDP 비중에서 도로 통행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2%로 미국·일본 등 여타 선진국을 제치고 세계 최고를 기록하기도 했죠.
중국 내 고속도로 통행료가 이처럼 과다 책정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중국 정부는 지난 1980년대부터 전역에 고속도로를 깔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2010년 말 기준 중국 내 고속도로 길이는 총 7만4000km로 미국 다음으로 세계 2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고속도로를 확장건설 하면서 중국 정부는 자금이 많이 부족했죠. 그래서 중국은 ‘빚을 내서 도로 건설해 통행료로 빚을 갚아나가자(贷款修路 收费还代)’라는 정책에 기반해 거액을 은행에서 대출해 고속도로를 건설해 왔습니다.
중국에서 일반적으로 고속도로 통행료 징수 기간은 개통 후 15년까지 입니다. 그러나 일부 지방정부가 대출금 상환을 마친 고속도로를 무료로 전환하지 않고 사기업에 팔아 운영하게 하거나 혹은 대출 상환 전 수 차례 매각을 통해 통행료 징수 기한을 편법적으로 늘려 요금을 징수했습니다. 또는 지방정부가 아예 사기업에 고속도로를 직접 건설하고 관리하게 함으로써 이들이 제멋대로 고액의 통행료를 징수하면서 폭리를 취하고 있는 것입니다.
광선주(廣深珠) 고속도로의 경우, 지난 1997년 개통이래 현재까지 약 300억 위안의 통행료를 징수했습니다. 건설 당시 투자한 자금의 2배가 넘는 액수죠. 그런데도 아직까지 통행료를 징수하면서 운전자들의 원망을 사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중국 고속도로 운영업체들이 챙기는 이익도 어마어마합니다.
중국 상하이 선전 증시에 상장된 중국 고속도로 운영업체 19곳의 지난 해 3분기 평균이익률은 59.3%에 달했습니다. 이는 폭리를 취한다는 중국 부동산 업체 평균이익률인 30~40%를 능가하는 수준입니다. 심지어 일부 고속도로 운영업체의 경우 평균이익률은 90%에 육박하기도 하죠.
중국 장쑤성 교통청의 한 부청장은 “나도 고속도로 톨게이트 관리원이 되고 싶다. 성내 일부 고속도로 톨게이트 직원 월급이 8000위안이다”는 폭탄 발언까지 했을 정도입니다.
과다한 고속도로 통행료는 중국 경제에도 해악을 끼칩니다. 중국 기업들의 물류비용 부담이 늘어나 기업의 수익을 갉아먹을 뿐만 아니라 중국 물가 상승을 부추기고 있기 때문이죠.
실제로 중국 물류구매연합회 딩쥔파(丁俊發) 수석고문은 “일반 상품가격에서 통행료가 약 4~10%를 차지하고 있다”며 “특히 농수산품의 경우 이 비중은 훨씬 더 높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문제의 심각성을 간파한 중국 정부도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지난 2010년 12월부터는 중국 내 신선제품을 운송하는 차량의 경우 고속도로 통행료를 면제하는가 하면 올해 후자 고속도로를 시작으로 점차 고속도로 통행료 무료화를 실시한다는 계획입니다.
중국 전역에 곳곳으로 뻗은 고속도로는 '경제의 대동맥'이라 불릴 정도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합니다. 혈관에 문제가 생기면 인체에 큰 병이 나듯, 중국도 고속도로 관리를 제대로 함으로써 제 기능을 다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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