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 안정과 금리 인하 등의 영향으로 중국 내수시장에 진출한 기업들은 호황을 누릴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수출기업들은 위안화 절상폭 둔화가 예상돼 다소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국 현지에 생산설비를 갖춘 국내 대기업들은 올해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 중국 정부가 내수시장 확대 정책을 유지하겠다고 공언한 가운데 현지 소비 여력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중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5.5%에서 올해 4%대로 안정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인민은행의 지급준비율 인하 등으로 금리도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
엄정명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물가가 하향 안정 추세에 있고, 금리도 상반기 중 인하될 것으로 본다”며 “긴축정책이 완화되면 중국 내수시장에 진출한 기업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현지 시장점유율 3위를 기록하고 있는 현대·기아차는 올해도 매출 증가폭을 늘릴 수 있을 전망이다.
중국에 다수의 생산라인을 보유하고 있는 석유화학업체들도 수혜자로 꼽힌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한화케미칼 등은 올해도 현지 공장 신설에 나서는 등 수요 확대에 대비하고 있다.
반면 완제품 수출 비중이 높은 국내 중견·중소 수출기업들은 위안화 절상폭 둔화에 따른 수출경쟁력 약화를 걱정해야 할 처지다.
지난해 중국 위안화는 미국 달러화 대비 5.1% 가량 절상됐다. 5일 현재 위안화 기준환율은 6.3115위안을 기록 중이다.
올해도 위안화 절상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절상폭은 지난해보다 크게 둔화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치훈 국제금융센터 연구위원은 “중국의 무역흑자 규모가 줄어들고, 글로벌 자금 유입도 감소하면서 위안화 절상 압력이 완화되고 있다”며 “올해 절상폭은 3.5% 내외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위안화 강세 기조가 꺾이면 그 동안 중국 기업들과 가격 경쟁을 벌였던 국내 수출기업들은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엄 수석연구원은 “중국과 경쟁하는 품목을 수출하는 기업은 불리해질 수 있다”며 “다만 중국으로 부품을 수출한 후 재가공해 다시 외국으로 수출하는 기업들은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