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탈북자 김모(41)씨가 대한불교조계종 제9교구 본사인 대구 동화사 대웅전 뒤뜰에 금괴가 묻혀있다고 주장한 사실이 여과없이 전해지면서 동화사가 엉뚱한 피해를 입고 있다.
11일 동화사 등에 따르면 이달 초 금괴가 묻혔다는 김씨의 주장이 언론을 통해 알려진 뒤 동화사에는 매일 이와 관련한 전화가 이어져 다른 업무를 할 수 없을 지경이다.
또 일부에서는 동화사 경내 다른 곳에도 보물이 묻혀 있다는 근거 없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그 뿐만 아니라 소문을 듣고 호기심에 사찰을 찾는 사람들도 늘어나 스님들의 수행에도 상당한 방해가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화사의 한 관계자는 "동화사 주변에 보물이 묻혀있다는 주장은 수년 전에도 있었다"며 "터무니없는 주장에 근거해 문화재인 훼손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시민 이모(38)씨는 "동화사 대웅전 뒤뜰을 파헤쳤는데 금괴는 발견되지 않고 대웅전이 훼손되면 누가 책임을 지겠느냐"며 "사찰과 문화재청이 신중하게 결정을 내렸으면 한다"고 말했다.
2008년 탈북한 김씨는 `북한에 있을 때 남한 출신의 양아버지(83)로부터 한국전쟁 당시 40㎏ 정도의 금괴를 동화사 대웅전 뒤뜰에 묻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변호사를 통해 동화사에 발굴을 요청했고, 금속탐지기를 동원해 탐지작업을 벌여 특정지점에 금속성 물질이 묻힌 것까지는 확인했으나 금괴여부는 밝히지 못했다.
한편 김씨가 금괴가 묻혀 있다고 주장하는 대웅전 뒤뜰은 지난 2002년 대웅전 주춧돌 침하로 대대적인 콘크리트 보강공사가 이뤄진 곳으로 공사 당시 흙과 돌을 제외한 다른 물질은 전혀 발견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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