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최근의 여론조사였던 지난 3일 연합보의 결과에 따르면 마잉주의 지지율이 44%, 차이잉원의 지지율이 36%로 8%포인트 차이로 마잉주의 우세가 예상됐다. 8%P 격차는 안정적인 당선권이다. 하지만 대만 국민들의 신망을 얻고 있는 리덩후이(李登輝) 전 총통이 11일 차이 후보에 대한 공개적인 지지의사를 표명하면서 판세는 갑자기 예측불허의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 <관련기사 4면>
리덩후이 전 총통은 장제스(蔣介石)의 아들인 장징궈(蔣經國) 전 총통이 사망한 후 총통직선제를 도입했으며 1996년 중국의 무력시위 속에서도 50%가 넘는 압도적인 지지율로 초대 직선 총통에 올랐던 인물이다. 리 전 총통은 11일 7개 대만 조간신문에 자신의 이름으로 광고를 싣고 차이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지난해 11월 대장암 수술을 한 뒤 독감에 시달리고 있는 리 전 총통이 병든 몸으로 직접 유세현장을 찾아 차이 후보를 지원한다면 판세가 뒤집힐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에 다급해진 국민당 측에서는 국민당 명예주석인 롄잔(連戰)이 직접 나섰다. 롄잔은 두 번의 총통선거에 나서 천수이볜(陣水扁) 전 총통에게 모두 졌다. 천수이볜이 수뢰죄로 구속되는 것을 지켜본 대만인들은 롄잔에 대해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롄잔은 11일 연합만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국민당을 지지하는 대만인들이 마잉주 후보를 적극 도와야 한다”며 “쑹추위(宋楚瑜) 친민당 후보는 더 이상 분열을 조장하지 말길 바란다”고 말했다. 마잉주 후보와 쑹추위 후보는 서로 지지층이 겹친다. 현재 5%대의 지지를 얻고 있는 쑹추위 후보가 총통선거를 완주한다면 표 분산으로 인해 차이잉원이 어부지리를 얻을 수 있다.
한편 중국 본토에서 일하고 있는 대만인들은 “하루 고생하고 4년 편하게 지내자”는 구호 아래 총통선거를 위해 대만으로 속속 입국하고 있다. 20만명으로 추산되는 이들 ‘표 부대’는 대부분 마잉주 후보에게 투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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