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FTA 최대 난관은…'韓-농업·中-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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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1-15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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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농업 피해 韓美 FTA의 최대 5배<br/>금융·중화학공업 상대적 수혜


(아주경제 김선환·이재호·김형욱 기자) 한국과 중국이 늦어도 상반기 내에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 나설 것이 확실시되면서 양국간 민감업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우리측은 서비스업과 산업부문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고, 중국측은 농산물에서 비교우위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농업분야는 식량안보와 직결돼 있어 물러서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경제전문가들은 중국측에 인력부분을 양허해 주고, 농업분야에 대한 개방은 최대한 양보받는 선에서 협상을 이끌어 가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 "서비스·농업 등 양측 민감분야가 관건"

15일 정부와 국내 경제연구기관 등에 따르면 한ㆍ중 FTA 체결에 따른 농업 피해가 한ㆍ미 FTA와 비교하면 2~5배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한중 FTA 체결로 국내 농업이 입는 피해는 한ㆍ미 FTA로 예상되는 충격의 2배가 넘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삼성경제연구소(SERI)은 한ㆍ중 FTA 타결 시 중국산 농산물 수입이 104.8~209.2% 증가해 대중 수출 증가율(48.3~100%)을 훨씬 초과할 것으로 예측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은 전 품목에서 관세를 50% 감축하는 방향으로 한중 FTA를 체결하면 농업 부문에서 쌀 2조447억원 등 총 2조7722억원의 소득이 감소할 것으로 분석했다. 한ㆍ미 FTA에 따른 피해액의 3.4배 수준이다.

중국은 농산물 생산 구조, 재배 품종이 거의 우리와 유사해 한ㆍ중 FTA 충격은 한ㆍ미 FTA의 3~5배 정도 될 것으로 관측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도 최근 중국이 거리상 미국보다 훨씬 가까운 점과 중국 농산물 가격이 국내 농산물보다 크게 낮은 점 등을 근거로 한중 FTA가 한미 FTA보다 농업에 더 큰 충격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관계자는 “한중 FTA에 따른 농업분야 양허를 받으려면 서비스 부문 일자리 개방을 통해 해결해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 금융권, 중국 금융시장 개방 가능성 기대

금융부문은 한국이 중국에 비해 경쟁우위를 보이는 대표적인 영역이다. 국내 금융시장은 1998년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개방된 반면 중국은 당국의 철저한 규제 속에 부분적으로만 개방돼 있다.

이 때문에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금융부문 협상의 쟁점도 중국 금융시장을 얼마나 개방시킬 수 있는지 여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서정호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FTA 협상이 시작되면 한국이 중국에 개방을 요구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중국 금융시장이 FTA를 통해 열린다면 국내 금융산업의 중국 진출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계 금융기관에 대한 규제로 중국 현지 영업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은행들은 한·중 FTA에 대한 관심이 높다. 현재 중국 금융당국은 외국계 금융기관이 주로 진출해 있는 동부 연안 지역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한편 서부로 진출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 서부 지역은 경제성장률이 낮은 데다 국내 기업 및 교포들이 거의 없어 수익성 확보가 여의치 않은 곳이다.

한 시중은행 임원은 “중국 금융시장 개방도가 높아지면 국내 은행들의 영업망 확대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중국이 세계 2대 경제대국이 된 만큼 어떤 식으로든 공략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보험이나 증권 분야도 영토를 확장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권혁재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중국 수요가 많은 은행과 보험 분야의 진출이 활발해질 것”이라며 “선물이나 파생상품 부문에서 비교 우위에 있는 국내 증권사들도 새로운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 韓 기업엔 '약속의 땅'…"적극 활용"

중국은 국내 대기업에 있어 제2의 기회의 땅이다. 지난 2008년 말부터 전 세계를 휩쓴 미국·유럽발 위기 속에서도 고속 성장을 해 올 수 있었던 것 역시 중국의 폭발적인 시장 확대에 힘입은 측면이 크다. 중국은 2009년과 2010년에 각각 자동차, TV 부문에서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시장으로 올라섰다.

앞으로의 시장 전망도 마찬가지다. 국내 대기업 대부분이 올 한해 글로벌 시장 전망을 부정적이지만 중국 시장에서는 여전히 공세적이다. 삼성전자는 올 초 정부로부터 중국 내 최첨단 10나노급 낸드플래시 메모리반도체 공장 설립을 허가 받았다. 미국 공장에 이어 해외 두 번째 공장이다. 현재 내년 하반기 양산을 위해 중국 정부와 부지 등을 사전 협의중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010년 12월 착공에 들어간 현대차 중국 3공장 건설에 한창이다. 지난 10~11일 한중정상회담 경제인 오찬 참석차 중국을 방문한 정몽구 회장은 최근 건설 현장을 직접 둘러보기도 했다. 올 하반기 완공 예정이다. 비슷한 시기에 기아차 3공장도 건설을 시작한다. 두 공장이 모두 완공될 경우 현대차의 중국 내 생산능력은 175만대까지 늘어난다. 이는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총 생산가능대수의 4분의 1. 한국에 이어 두 번째 큰 생산기지가 된다.

지난 2010년 ‘제2의 창업’이라며 중국 본사를 설립한 SK 역시 휴대폰, 에너지, 패션 등 그룹 내 거의 모든 사업부문에서 활발한 현지 사업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중국 굴지의 통신사업자 차이나텔레콤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기도 했다.

유통가도 마찬가지다. 이미 베이징, 상하이 등에 대규모 백화점 및 할인점을 성공적으로 정착한 롯데는 이를 지방 중소도시로 확대하며 공세적인 투자에 나설 계획이다. 농심이나 CJ, SPC 같이 이미 현지 대도시에서 정착 단계인 식품 브랜드도 중국 전역으로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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