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차현정 기자)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18일 "지난해 무수한 부작용을 각오하고 저축은행 뇌관을 뽑았다"며 앞으로 같은 상황이 와도 강력한 구조조정을 단행하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날 서울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서울 이코노미스트클럽' 경영자 조찬 강연에서 "저축은행 구조조정이 만 1년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해 1월 14일 삼화저축은행의 영업정지로부터 연쇄적인 구조조정이 단행된 것을 가리킨 것이다.
'저축은행 사태 1년'을 염두에 둔 언급이지만 적기시정조치(부실 우려 금융회사의 정상화 조치)가 유예된 5개 저축은행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검사가 종료된 가운데 나온 발언이어서 추가 구조조정과 관련한 신호로도 해석된다.
김 위원장은 강연을 마치고 저축은행의 추가 구조조정 방향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이제 모든 것을 수면 위로 올려놓은 것"이라며 "시장에서 상시로 구조조정이 이뤄질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지난해 구조조정을) 조용하고 매끄럽게 처리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곳곳에서 피가 튀고 비명이 들렸다"며 "공적자금을 투입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공적자금을 넣으면 예금 전액보장과 무제한 신용공급으로 조용히 처리됐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공적자금을 투입하지 않은 구조조정을 '마취제 없는 수술'에 비유해 "비행기에서 응급환자가 생겼는데 마취제가 없다고 수술을 안 할 수는 없다"며 "똑같은 상황이 오면 또 (수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금융위가 핵심정책으로 추진하는 중소기업 금융지원과 관련해선 "중소기업과 중견기업의 간격이 문제"라며 "중소기업을 벗어나면 지원이 단절된다. 이 부분을 이어주고 메워주는 데 정책금융공사 등을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중견기업으로 크려면 차입금만으로 해결이 안 되고, 자본 확충이 중요하다"며 "중소기업이 크는 과정에서 새로운 투자자를 모으고 기존 투자자가 빠져나갈 수 있도록 전문투자자가 참여하는 경쟁매매시장을 올해 안에 만들겠다"는 약속도 했다.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와 관련, 김 위원장은 "(금감원 검토) 결과가 나왔는지 모르겠으나 아직 보고받은 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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