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욱이 이달 중순 치러진 대만 총통선거에서 중국과의 평화공존을 지지해온 마잉주(馬英九) 총통이 재선에 성공함에 따라 요즘 양안에는 겨울이라는 절기가 무색하게 봄기운을 가득 담은 온기가 감돌고 있다.
베이징 정가의 외교 소식통들은 이번 대만 총통선거에는 부분적으로 중국 대륙발 ‘북풍’이 보이지 않는 작용을 미쳤다고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흥미롭게도 이 대륙발 북풍은 차가운 눈보라를 동반한 매서운 겨울바람이 아니라 따뜻한 양광과 온기를 가득 품은 온화한 북풍이다.
북풍의 발원지인 중국 현지에서 사업을 하는 대만 기업인들은 잠시 바쁜 일손을 놓고 대만해협을 건너가 마치 약속이라도 한듯이 마잉주 후보에 표를 던졌다. 대만 기업인들의 이런 표심은 냉전시대의 산물인 이데올로기의 대립을 정면 거부하고 있다. 거기에는 중국을 삶의 터전으로 하는 경제적 이해와 양안관계의 안정을 희구하는 평화 심리만이 담겨있을 뿐이다.
대만의 이번 총통 선거결과는 대륙의 중국 공산당에게 있어 무엇과도 바꿀수 없는 값지고 고귀한 ‘설 선물’이 됐다. 중국은 대만으로부터 날아든 '선물'에 대해 충분한 보답을 할 것임을 다짐하고 있다. 당장 중국 공산당은 양안 평화를 지지하는 국민당이 정권 재창출에 성공하자 선거결과에 대해 전폭적인 지지와 환영의사를 표시했다.
유럽 채무위기와 미국 경기침체 등 서방 경제불안의 어두운 기운이 아시아를 엄습하는 요즘 중국만은 9%대의 고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중국은 이런 눈부신 경제 성과를 앞세워 대만 경제의 하강을 막는 방패막이 역할을 자임하고 나섰다. 중국 정부는 모든 정책에서 대만 주민과 대만기업에 혜택을 주는 방안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다. 대만 투자기업들에게 내국인 대우를 부여하고 나서는 바람에 경쟁관계인 한국등 다른 나라 기업들의 처지가 상대적으로 힘들어지고 있다.
중국이 대만 개인관광을 허용한뒤 첫번째로 맞은 이번 춘제에는 어느때 보다 많은 중국인 관광객이 대만에 몰려가 대만 소비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설을 맞아 양안을 왕래한 항공기는 근래에 보기드물게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관광목적과 함께 대륙의 고향을 찾아 설을 쇠려는 대만인들이 넘쳐났고, 중국 본토 중국인들은 물밀들이 대만으로 몰려가 주요 백화점과 면세점을 돌며 싹쓸이 쇼핑으로 화제를 모았다.
양안관계가 대만 총통선거의 주요 이슈가 됐던 것처럼 올해 우리나라에서 치러지는 총선과 대선, 양대선거에서도 '대북정책과 남북관계'는 매우 중요한 선거 이슈로 떠오를 전망이다. 눈에띄는 것은 최근 몇차례 보궐선거등에서도 나타났듯 시대 환경의 변화에 따라 표심 결정에 있어 우리 유권자들도 점차 이데올로기의 경직된 관념을 거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추세라면 당파적 이해관계에 눈이 멀어 남북관계에 있어 경협의 기반을 해치고 갈등과 분열을 조장하는 세력과 정치적 집단들은 유권자들로부터 점점 더 외면을 당하게 될 것이다. 중국이 '하나의 중국'과 '1국 2체제' 정책을 기본 노선으로, 따뜻한 북풍을 앞세워 꾸준히 양안 통일을 추구해 나가는 것을 보면, 통일에 대해 어떤 원칙이나 철학도 없이 그저 집권에만 혈안이 된 우리 정당들이 정말 한심스러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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