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 금융 '밀월시대' 본격 개막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2-01-24 14:44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미국과 유럽 경제가 쇠퇴하고 중국이 세계 2위의 경제대국으로 부상하면서 중국 시장을 향한 국내 금융권의 구애가 어느 때보다 뜨거워지고 있다.

중국 은행들도 국내 금융회사 인수합병(MOU) 가능성을 타진하는 등 한국 금융시장에 대한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양국 금융시장의 개방폭이 확대될 경우 이같은 추세는 더욱 가속화할 수 있다.

그러나 중국 대형 은행들의 덩치가 국내 은행의 최대 10배에 달하는 등 자금력 차이가 커 신중히 접근하지 않을 경우 득보다 실이 클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 한·중 금융 시너지 창출 본격화

우리금융지주는 지난해 6월 교통은행과 전략적 제휴를 체결한 후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우리은행은 교통은행 서울지점에 위안화 계좌를 개설하고 향후 자금거래 활성화에 나서기로 했다. 또 우리은행 중국법인은 교통은행에서 4000만 달러의 한도를 받아 현지에서 상품 거래에 나섰다.

상품 거래에 소요되는 자금은 교통은행이 한도 내에서 대리 지급하는 방식이다.

아울러 우리은행 중국법인은 교통은행 전산망을 활용해 중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에 자금관리시스템(CMS)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하나금융지주는 중국 내 6위권 은행으로 소매금융에 강점을 보유한 초상은행과 업무 제휴를 맺고 상호 지분참여와 카드업 협력 강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

이와 함께 프라이빗뱅킹(PB) 업무와 자금 및 국제금융 업무, 외환업무, 투자은행(IB) 업무, 인력 교류 등에 있어서도 협력 체제를 강화키로 합의했다.

하나금융은 중국 대형 은행 외에도 길림은행 등 동북 3성(지린·랴오닝·헤이룽장) 지역의 중소 은행들과의 공조 체제도 구축하고 있다.

지난 2010년에는 길림은행 지분 18%를 3억1600만 달러에 인수하는 등 경영에도 참여하고 있다.

신한금융지주의 핵심 계열사인 신한은행은 2005년 공상은행, 2009년 초상은행과 각각 업무협약을 체결한 데 이어 최근에는 중국은행과도 제휴를 맺었다.

공상은행과 중국은행은 신한은행 중국법인에 자금을 제공하고 신한은행은 두 은행의 서울지점에 자금을 예치하는 등 협력 관계를 공고히 하고 있다.

KB금융지주는 세계 최대 은행인 공상은행과 손을 잡고 △채권 발행 및 기업공개(IPO) 주선 등 합작사업 △신용장 거래를 위한 무역결제계좌의 개설 △신용공여한도(Money Market Line) 상호 제공 △글로벌자금관리시스템(GCMS) 확대 등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어윤대 KB금융 회장은 중국에 대해 남다른 관심을 갖고 있다. 어 회장은 한국인 최초로 중국 런민대(人民大)에서 명예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장젠칭(張建淸) 공상은행 회장과는 미국 미시건대 동문이다.

◆ FTA 기회이자 위기…신중한 접근 필요

올해부터 본격화한 한·중 FTA 체결 논의는 양국 금융권의 공조 체제 강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중국에 비해 시장 개방폭이 큰 국내 금융권에 더 유리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국내 은행의 중국 현지법인들은 FTA가 체결될 경우 영업력 확대의 기회로 삼을 수 있다. 보험과 금융투자 부문도 수혜를 누릴 가능성이 높다.

권혁재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중국 수요가 많은 은행과 보험 분야의 진출이 활발해질 것”이라며 “선물이나 파생상품 부문에서 비교 우위에 있는 국내 증권사들도 새로운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 시중은행 임원은 “중국 금융당국의 규제로 영업망을 늘리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중국이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라면 현지 대형 은행과 손을 잡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접근 방식”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자칫 방심했다가는 국내 금융시장이 중국 대형 은행들의 놀이터로 전락할 수도 있다.

공상은행과 중국은행의 자산 규모는 각각 13조5000억 위안(2300조원)과 10조 위안(1790조원)으로 KB금융(363조원)의 5~7배 수준이다.

실제로 중국 대형 은행들은 막강한 자금력을 앞세워 국내 금융회사 인수를 검토하기도 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