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의료용 로봇 |
고령화 시대 진입과 삼성을 비롯한 대기업의 헬스케어 시장 진출, 총·대선을 앞두고 각 후보들이 복지 공약에 역점을 둘 것이라는 예측까지 겹치며 한껏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특히 국내 의료기기 시장은 신흥국의 수요 증가, 정부의 정책적인 지원 등으로 새로운 성장 기회를 맞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이 ‘2010년 국내 의료기기 시장 규모’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국내 시장 규모만 해도 3조9027억원에 달한다.
이는 전년 대비 7.10% 증가한 수치로 2010년 국내 총생산(GDP) 성장률 6.2%를 넘어선다.
최근 국내 의료기기산업 구조는 디지털 엑스선 등 첨단 신기술이 필요한 고부가 가치 산업으로 점차 바뀌고 있다.
◆ 삼성, M&A로 조직·경쟁력 가속화
삼성의 의료기기 사업은 삼성전자와 삼성의료원을 주축으로 추진 중이다.
삼성은 기업인수합병(M&A)를 통해 빠르게 조직의 규모와 경쟁력을 확보해 가고 있다.
2010년에 국내 엑스레이기기 제조업체 레이 사와 초음파기기 업체 메디슨 사를 인수한 데 이어 지난해 11월에는 심장질환 검사기기 업체인 미국의 넥서스 사를 인수했다.
삼성의 의료기기 부문 2020년 매출 목표는 10조원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한 달 동안 총 4개 제품의 품목 허가를 받으면서 시장 진출을 본격화 했다.
허가 제품은 디지털진단용 엑스선 촬영장치(DR) 2건과 의료영상저장전송장치(PACS)와 유헬스케어 게이트웨이 각각 1건이다.
이들 제품은 미지를 뜻하는 알파벳 ‘X’와 공간을 뜻하는 ‘GEO’를 결합해 ‘엑스지오(XGEO)’라는 상표가 붙여진 것으로 알려진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9월 우리나라와 미국, 유럽에 엑스지오와 ‘삼성엑스지오(Samsung XGEO)’라는 상표 등록을 신청한 바 있다.
식약청 허가를 받은 삼성전자의 DR은 X선으로 얻어진 영상을 디지털 데이터로 바로 저장하고, 의료용 디지털 영상·통신(DICOM) 표준에 따라 PACS 서버로 전송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춘 의료기기다.
다국적 기업들이 뛰어들 정도로 시장성이 높은 의료기기 중 하나다.
우리나라에서는 GE헬스케어, 필립스, 바텍 등 주로 외국계 업체와 수입업체가 86개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PACS는 전용 획득 검출기 혹은 영상을 획득을 할 수 있는 의료기기로부터 자료를 받아 그 영상을 저장하거나 영상에서 측정하는 장비다.
국내의 경우 인피니트헬스케어, 테크하임, GE헬스케어, 지멘스, 케어스트림 등의 업체에서 90개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DR·PACS에 대한 허가를 획득함에 따라 곧 이와 관련한 제품이 출시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삼성도 DR과 PACS를 연계한 제품을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현대·SK, 의료기기산업 영향력 높여
현대중공업과 SK케미칼도 의료기기 시장에 진출, 영향력을 높여가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3월 국내 최초로 인공관절 수술로봇의 국산화에 성공했다.
수술로봇의 수요가 많은 우리나라는 인공관절 수술로봇을 비롯한 모든 의료용 로봇을 전량 수입에 의존해 국산화의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현대중공업은 지식경제부 국책과제인 ‘인공관절 수술로봇의 국산화 개발’에서 수술로봇 본체와 제어기 등 핵심장치 개발을 담당해 이 같은 성과를 이뤘다.
현재 로봇 본체 생산에 들어간 상태로 2013년부터는 제어기까지 통합 생산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10월31일 의료용 로봇수술 경험이 풍부한 서울아산병원과 의료용 로봇·기기 공동 연구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시장조사전문기관인 프로스트 앤드 설리반은 전세계 의료용 로봇 시장은 연평균 20% 성장, 2014년에는 12조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정부도 2018년까지 세계 3대 로봇강국 도약을 목표로 세계 20% 점유, 신규 인력 8만명 창출 등 로봇산업을 차세대 주력산업으로 육성할 방침이다.
현대중공업은 의료용 로봇 부문에서 2015년까지 누적 매출 2000억원을 달성해 인공관절 수술로봇 세계 시장의 60%를 점유한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SK케미칼은 2008년 이수유비케어를 인수하면서 의료기기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 들었다.
이수유비케어는 2004년 이수그룹에 편입된 국내 최대의 병·의원 의료전자차트(EMR) 솔루션 업체 중 하나다.
지난 19일에는 자회사인 한국수면네트워크의 흡수 합병이 이사회 승인을 받고, 본격적인 합병 작업에 돌입했다. 합병일은 다음달 20일이다.
한국수면네트워크는 수면무호흡 치료기기(CACP)의 판매와 서비스를 담당하는 업체다.
SK케미칼은 이 회사의 지분 100% 가지고 있으며, 그간 치료기기의 마케팅을 담당해 왔다.
이번 합병으로 마케팅은 물론 고객지원, AS 등을 모두 SK케미칼 측에서 맡게 된다.
SK케미칼 관계자는 “대외적 환경 변화에 대응할 규모의 경쟁력을 갖추고, 시너지 창출과 운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합병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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