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에 따르면 러시아는 시리아에 훈련용 전투기 ‘야크(Yak)-130’ 36대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조만간 선수금이 들어오는 대로 선적에 들어갈 예정이다. Yak-130은 기본적으로 훈련기이지만 필요할 경우 경공습기로도 전환될 수 있어 야권 시위대 진압에 이용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신문은 러시아 국영무기수출업체인 ‘로스오보론엑스포르트’ 관계자를 인용해 지난해 12월 양측이 사전검토 작업을 거쳐 계약을 체결했으며 계약 금액은 5억5000만 달러에 달한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시베리아) 이르쿠츠크주의 항공기 제작 공장에서 Yak-130 생산이 이루어질 것”이라며 “현재 국내용으로 55대의 Yak-130 제작 주문을 받아놓은 공장이 부하가 걸린 상태이긴 하지만 시리아 측에서 선수금을 건네는 즉시 수출용 제작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계약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 결의로 무산됐던 리비아에 대한 무기 공급 계약과 비슷한 운명에 처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시했다. 러시아는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정권과 40억 달러에 달하는 무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가 유엔 안보리의 대(對) 리비아 제재 결의로 계약 이행이 좌절됐었다.
러시아는 또 이란에 첨단 방공 미사일 시스템 S-300을 공급하는 8억 달러의 계약을 체결했다가 역시 유엔 안보리 제재에 걸려 선수금을 반환하고 계약을 취소한 바 있다.
러시아 전략기술분석센터 소장 루슬란 푸호프는 “시리아 사태의 불안정성과 미국 측의 강한 압력을 고려할 때 이 계약이 어떻게 될지는 알 수 없다”며 “아사드 정권이 무너질 수도 있으며 그러면 이번 계약으로 인해 러시아는 금전적 손해는 물론 이미지에도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리아에선 지난해 3월부터 약 10개월 동안 계속되고 있는 반정부 시위와 이에 대한 아사드 정권의 유혈 진압으로 5000명 이상이 숨진 것으로 유엔은 파악하고 있다.
이에 미국을 비롯한 서방은 아사드 정권에 대한 강력한 제재를 요구하고 있으나 러시아는 아사드 정권과 반정부 시위대 모두에 무력 사용 자제를 호소하며 대화를 통한 사태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러시아의 이같은 입장을 서방은 아사드 정권에 대한 지지로 받아들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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