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보금자리주택..결국 실패작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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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1-25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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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사 착공 3개 지구 불과<br/>주민 반대가 가장 큰 걸림돌

(아주경제 유희석 기자)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자 현 정부의 핵심 주택정책인 보금자리주택이 헛돌고 있다.

오는 2018년까지 총 150만가구를 공급한다는 목표 아래 정부가 이곳 저곳에서 지구 지정은 잔뜩 해놓았지만, 제대로 추진되고 있는 곳은 손에 꼽을 정도다. 주민 및 지방자치단체의 반대와 토지 보상 문제 등으로 파열음만 들리고 있다.

◆ 22개 중 3곳만 공사에 들어가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수도권에서 건설인·허가를 받은 보금자리주택은 6만9200여가구다. 이는 수도권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를 해제해 2009~2012년 4년간 32만가구의 보금자리주택을 공급하겠다는 정부 목표의 4분의 1 수준이다. 수치만 보면 목표대비 나쁘지 않은 성적이다.

하지만 실제로 착공된 보금자리주택은 매우 적다. 수도권 보금자리주택지구(시범지구·위례신도시·2~6차지구) 22곳 가운데 사업이 순탄하게 진행돼 주택 공사가 시작된 지구는 단 3곳에 불과하다.

사업 추진 속도가 가장 빠른 곳은 서울 강남지구와 서초지구. 두 곳의 부지 조성 공정률은 각각 47%, 52%로 일부 주택의 경우 이미 착공됐다. 이어 같은 시범지구 중 하나인 고양 원흥지구가 14%의 부지 조성 공정률로 뒤를 이었다.

나머지 지역들은 대부분 청약만 실시했거나, 보상이 진행 중이다. 보상 일정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거나 지구계획 수립 중인 곳도 11곳에 달한다. 가장 먼저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지정된 지역 중 하나인 하남 미사지구는 공사는 물론 토지보상도 아직 75%정도 밖에 마치지 못했다.

LH 관계자는 “보금자리주택은 사실상 시범지구와 2차지구만 제대로 추진되고 있을 뿐, 나머지 지역들은 추진 실적이 지지부진하다”며 “지구 지정만 해놓고 보상 등이 빨리 시작되지 않으면, 결국 입주 일정이 미뤄져 입주민들이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주민 반대가 큰 걸림돌

보금자리주택 추진의 가장 큰 걸림돌은 집값 하락을 우려한 주변 지역 주민들의 반대다.

우선 지난해 5월 서울 강동구 고덕지구와 강일3·4지구, 경기 과천지식정보타운 일대가 5차 보금자리주택지구 후보지로 선정되자 해당 지역 주민들이 일제히 지구 지정 불가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에 지자체인 강동구와 과천시도 국토부에 지구 지정을 보류해달라고 공식 요청하기도 했다.

결국 과천지식정보타운은 보금자리주택 규모가 절반으로 축소됐고, 고덕지구와 강일3·4지구는 하나로 통합돼 개발하는 방향으로 정해졌다. 하지만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공사 착공과 입주 일정 등은 줄줄이 연기됐다.

경기 하남 감북지구 주민들은 작년 3월 서울행정법원에 보금자리주택사업 지정을 취소해 달라는 소송까지 제기했다. 결국 감북지구 지정 취소 소송에서 국토부가 승소해 한숨 돌렸으나 주민들은 항소를 검토 중이다.

현재 하남 감북지구 내에 사업부지가 일부 편입된 대순진리회도 여전히 사업에 반대하고 있다. 하남 감북지구의 경우 순조롭게 인·허가 절차가 끝나도 내년 상반기에나 보상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일부 주민들이 보금자리주택으로 인해 집값 하락 등 손해를 본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며 "하지만 보금자리주택 공급 목표에는 변동이 없으며, 앞으로도 차질 없이 사업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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