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유럽중앙은행(ECB)이 자금난에 빠진 유럽 523개 은행에 4890억 유로의 유동성을 3년 만기 장기 대출로 공급할 것임을 밝힌 것 등을 계기로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가 줄어들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대량으로 주식을 순매수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외국인 투자자 주식 매수액을 지역별로 살펴보면 유럽계 투자자들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한국거래소,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증시 개장 이후 1월 25일까지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5조2773억9300만원 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고 코스닥 시장에선 766억4000만원 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이중 유럽계 투자자들이 2조4615억원 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9조5731억원 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이를 지역별로 살펴보면 미국계 투자자들은 5조1620억원 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한 반면 유럽계 투자자들은 15조1385억원 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나 지난해 외국인 투자자들의 대량 주식 순매도의 가장 큰 원인이 유럽 재정위기의 악화임을 시사했다.
하지만 앞으로도 이런 외국인 투자자 주식 순매수세가 이어질지는 미지수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비록 ECB가 대량 유동성 공급에 나서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유럽 재정위기가 완전히 해결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불안감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한 유럽 은행들은 오는 6월까지 핵심자기자본비율을 현행 7%에서 9%로 높여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이 때를 즈음에 유럽계 자금이 대량으로 증시에서 이탈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양증권 임동락 연구원은 “유럽중앙은행의 장기대출 프로그램이 외국인들이 대량으로 주식을 순매수하게 한 가장 큰 원인”이라며 “하지만 유럽 민간은행들이 6월달까지 핵심자기자본비율을 9%로 맞춰야 하고 그리스 국채 협상도 타결되지 않고 있어 외국인 순매수세가 이어질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KDB대우증권 한치환 연구원은 “유럽 재정위기가 완화된 것으로 인해 외국인들이 대량으로 주식을 순매수했지만 아직 유럽 재정위기는 해결된 것이 아니다”라며 “유럽 재정위기가 완화된다 하더라도 시원스럽게 해결되지도 않는 불안한 상태가 계속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증시 상승은 제약을 받을 것”이라며 올해 코스피 밴드를 1550-2100포인트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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