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원장이 미국 방문 후 정치참여 여부를 두고 깊은 고민에 빠진 터라 기부재단 설립과 관련한 그의 발언 수위와 기부재단의 성격이 향후 그의 행보를 가늠짓는 척도가 될 것이란 관측에서다.
26일 정치권과 안철수연구소 등에 따르면 안 원장은 열흘 동안의 미국 방문과 설 연휴 동안 기부재단의 얼개를 완성하고, 다음주 중에 이와 관련한 기자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다.
브리핑에서 공개할 내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미국 방문에서 느낀 점과 기부재단의 성격, 향후 계획 등에 대해 어느 정도 윤곽을 드러내지 않겠느냐는 전망이다.
안철수연구소 관계자는 “브리핑에서 공개할 사안의 폭과 깊이에 대해서는 아직 방침이 정해지지 않았다”면서도 “안 원장이 기부재단에 대한 밑그림을 어느 정도 그렸기 때문에 설명회를 갖는다”고 설명했다.
정치권 안팎에선 기부재단이 사실상 안 원장의 대선 선거캠프 역할을 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다.
현실 정치에 참여해 본 적이 없는 안 원장이 대선 주자로 나서기 위해선 정치적 조직은 물론 국가의 미래전략과 성장플랜·경제정책·대북문제·사회문제 등의 밑그림을 그려나갈 씽크탱크가 필요하다.
하지만 현재 그의 대권 도전을 위해 뛰어줄 조직과 전문가그룹이 없는 실정이라 기부재단을 선거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기류 속에 안 원장 측이 경제정책 구축을 목적으로 대학 교수 영입에 나서고 있으며, 공보 및 정무 업무를 담당할 인재를 모으기 위해 전현직 기자들과 접촉을 늘리고 있다는 이야기도 적잖게 나오고 있다.
실제로 안 원장은 이달 초 민주통합당 김효석 의원을 통해 대북문제 전문가 김근식 교수를 소개받고 북한 문제에 대해 조언을 구한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다.
민주통합당 관계자는 "안 원장 측이 정치·정책 전문가는 물론 야권에서 활동해 온 인사들을 영입하기 위해 물밑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정치권에서는 기부재단을 사실상 안 원장의 대선 선거캠프로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때문에 기부재단의 이름과 성격, 인적 구성, 그리고 안 원장의 발언 내용과 수위 등이 그의 국가 운영 계획과 향후 행보 등을 짐작케 할 수 있다는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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