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성우 기자) GS그룹 방계 승산그룹의 허완구 회장(77)이 두 손자들에게 승산레저 지분 전량을 매도했다. 이에 따라 두 손자들은 이 회사의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주식 증여를 통해 부(富)의 대물림하는 것으로 풀이됐다.
승산레저가 골프장․관광호텔 운영업체이고 두 손자가 각각 12살 8살인만큼 이번 지분이동은 경영승계 차원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 추정이다. 대규모 기업집단에 속한 상당수 기업들이 계열사가 골프장 회원권을 사는 등의 방식으로 계열사 매출을 늘려 이를 경영승계 작업에 동원에 해왔기 때문이다.
30일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승산레저는 최대주주였던 허 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주식 95만주(발행주식대비 47.50%)를 지난 27일 전량 매도했다고 공시했다. 허 회장이 매도한 주식은 두 손자인 허석홍군(12)이 40만주(20.00%), 허정홍군(8)이 55만주(27.50%)씩 받았다.
이에 따라 기존 25.50% 지분을 보유해 2대주주로 있던 허석홍군이 45.50%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가 됐다. 허정홍군도 10%에서 37.50%로 지분을 늘려 2대주주로 올라섰다.
이들을 제외하고 허 회장 장녀인 허인영 승산레저 사장(41)이 15.00%, 허 회장 장남이자 두 손자의 아버지인 허용수 GS 전무(45)가 2.00%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허 회장 일가가 100% 지분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허 회장은 허창수 GS그룹 회장의 부친인 고 허준구 전 GS건설 명예회장의 동생이다. 사실상 GS그룹의 방계그룹이다.
승산레저가 골프업체라는 점에서 계열사가 회원권을 사는 방식으로 매출을 늘릴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대규모기업집단에 속하는 기업들 가운데 이들 업체에 내부거래를 몰아주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KCC그룹의 금강레저와 SK그룹의 SK핀크스, 웅진그룹의 렉스필드컨트리클럽이 대표적인 업체다.
채이배 경제개혁연구소 연구위원은 “오너가 지분을 손자들에게 증여했다는 것은 사실상 ‘알짜’ 계열사를 통해 부의 대물림을 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향후 내부거래를 늘리는 지 여부를 잘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허석홍군은 재계 미성년자 가운데 최고의 주식부호로 선정된 바 있다. 이번 지분 매도를 제외하고 26일 기준으로 석홍 군의 주식가치는 447억원에 달했다. 허정홍군도 평가차익이 161억원으로 재계 미성년자 가운데 세 번째로 많은 금액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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