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 매킬로이 |
(아주경제 김경수 기자) 지난주 미국과 중동에서 열린 세계 프로골프투어 가운데 관심을 끈 것은 유러피언투어 ‘아부다비 HSBC골프챔피언십’이었다. 타이거 우즈(미국)의 시즌 첫 무대인데다 남자골프 세계랭킹 1∼4위가 모두 출전했고, 최경주(42·SK텔레콤)도 가세했기 때문.
결과는 이름이 낯선 로버트 록(잉글랜드)의 1타차 우승이었다. 차세대 ‘골프 황제’를 꿈꾸는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챔피언에게 1타 뒤져 2위를 차지했고, 우즈와 그레엄 맥도웰(북아일랜드) 토마스 비욘(덴마크)은 그보다 1타 뒤져 공동 3위를 기록했다.
골프에서도 ‘만약’이라는 말은 부질없다. 그러나 매킬로이와 맥도웰은 아쉬움이 클 법하다. 뜻밖의 해프닝으로 2타를 잃었기 때문이다. 두 선수가 2타를 잃지 않았다면 우승까지도 넘어다볼 수 있지 않았을까.
불운은 맥도웰에게 먼저 찾아왔다. 첫날 17번홀(파4)에서 티샷을 했는데 볼이 평소보다 90야드 가량 적게 나가더니 워터해저드에 떨어지고 말았다. 이상하다싶어 클럽을 보니 헤드에 금이 가있었다. 다시 티샷한 끝에 그 홀 스코어는 더블 보기. 좀더 일찍 발견했더라면 2타를 세이브할 수 있었을 것이다.
두 번째 불운은 그 다음날 매킬로이에게 닥쳤다. 2라운드 9번홀(파4). 그의 어프로치샷이 그린을 벗어났다. 볼에서 그린 가장자리까지는 1.8m. 볼∼홀의 플레이선에 모래가 있었다. 매킬로이는 그 모래를 치웠다. 그린밖의 모래는 루스 임페디먼트가 아니므로 치울 수 없다. 매킬로이는 2벌타를 받아 그 홀 스코어는 더블보기가 되고 말았다. “규칙을 몰랐던 것같기도 하고 순간적으로 착각한 것같기도 하고…’. ‘왜 그랬느냐?’는 질문에 그는 모호하게 답변했다.
그레엄보다 매킬로이가 더 억울할 법하다. 매킬로이는 그 2벌타로 인해 선두에 나설 기회를 놓쳤다. 마지막 날 분전했으나 1타가 뒤져 우승 세리머니를 지켜봐야 했다.
두 사례는 골프에서 세심함과 규칙숙지도가 얼마나 중요한지 방증한다. 그것은 그레엄같은 베테랑에게도, 매킬로이같은 신예에게도 예외는 없다. 그래서 골프가 어려운 스포츠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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