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기 구역 해제가 본격화될 경우 지분값 하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장기적으로는 전셋값 상승 등 부작용도 적잖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초기 사업장, 집값 하락 불가피할 듯 = 전문가들은 뉴타운 초기 사업장의 경우 이번 서울시 발표로 무더기 해제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했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팀장은 "사업 초기단계 구역들이 많아 해제되는 곳도 적지 않을 것"이라며 "해당 구역의 부동산가격 하락은 물론 인근지역 집값 하락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부성 부동산부테크연구소 소장은 "사업이 계속 추진되는 곳은 국지적으로 집값이 상승하겠지만 안 되는 곳은 실망매물이 많이 나올 것"이라며 "박 시장 임기 내에는 집값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 정책이 장기적으로 서울시내 주택공급 물량을 줄여 전세난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양지영 팀장은 "구역을 해지하는 것은 중장기적으로 주택 공급 감소를 낳아 부동산 가격을 끌어올릴 수도 있다"며 "사업 추진 해지보다는 속도 조절로 중장기적으로 신규공급 물량이 감소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지분값 더 떨어지나" = 구역 해제가 예상되는 재개발·재건축지역 내 단독·다가구주택 지분값도 크게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지분값은 지난해 말부터 하락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뉴타운 출구전략 발표가 예고됐기 때문이다.
동대문구 장위동 장위뉴타운 4구역은 단독주택 지분이 3.3㎡당 850만~900만원선으로, 1년 전에 비해 350만~400만원 정도 내렸다. 동대문구 이문1구역 지분도 3.3㎡당 100만원 하락했고, 강북구 미아제4구역에서도 99㎡ 이상 지분가격이 3.3㎡당 200만원가량 빠졌다.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서울 재개발 지분의 3.3㎡당 평균 가격(호가)은 2522만원으로 2010년 12월의 2556만원에 비해 1.4% 내렸다. 재개발 지분값이 3.3㎡당 평균 2008년 2448만원에서 2009년 2533만원, 2010년 2556만원으로 오른 것과는 대조적이다.
◆진척 빠른 곳은 '희소성' 부각으로 수혜 예상 = 반대로 사업 진척이 빠른 곳은 희소성을 높이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뉴타운 중에서는 흑석뉴타운, 아현뉴타운, 거여·마천뉴타운 일부 구역의 사업이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재개발 구역 중에서도 관악구 봉천동 봉천제12-2구역, 동대문구 답십리동 답십리제18구역, 영등포구 신길동 신길7촉진구역, 마포구 용강동 용강제3구역 등이 사업시행인가 이후 단계로 속도를 내고 있다.
아현뉴타운 3구역 인근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향후 집값 전망을 묻는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며 "사업 진척이 늦은 곳은 대거 해지가 되겠지만 이미 땅을 파고 있는 아현3구역의 경우 반사이익을 볼 것"이라고 내다봤다.
거여2-2구역 조합 관계자도 "현재 사업시행인가를 앞두고 있어 사업 추진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투자가치도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뉴타운 및 재개발 투자 때 투자 시기는 물론 지역 등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김규정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정비사업 진행단계에 따라 수익성이 높아지는 구역을 선별하고 단지 규모와 입지, 교통여건 등 사업 완료 이후 집값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도 고려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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