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령탑 바뀐 현대차 노사 ‘기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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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1-30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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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문용문 현대차 노조위원장, 김억조 현대차그룹 노무총괄 부회장.
(아주경제 김형욱 기자) 최근 사령탑이 바뀐 현대차 노사가 양측 대표 교체 이래 처음으로 힘겨루기에 나섰다. 본격적인 올 임금협상을 상당기간 남겨둔 만큼 초반 기싸움으로 해석된다.

현대차 노조는 30일 울산 공장 노조사무실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열고 사측에 주간연속 2교대 시행과 관련 30만대의 생산설비 증설과 3500명의 신규인력 채용을 촉구했다. 또 연내 전 사내하청(비정규직) 직원의 정규직화도 주장했다.

이 노조는 이로써 지난해 11월 새 노조위원장으로 당선된 문용문호 출범 이래 처음으로 비교적 구체적인 주장을 사측에 전달했다.

지난 3년 동안 무파업으로 임금 및 단체협상을 이끌며 실리파로 분류된 이경훈 노조위원장 때도 매년 초 사측에 비슷한 내용의 요구를 해 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소 수위가 높다는 게 관계자들의 대체적 견해다.

노사 양측은 이미 2009년 근무형태추진변경위를 통해 기본적으로 현 생산체제와 구조 하에서 현 주야 3교대에서 새벽 근무를 없앤 주간연속 2교대로 전환한다는 내용을 큰 틀에서 합의한 바 있다. 이날 주장으로 앞선 합의내용을 넘어서는 요구라는 게 사측 주장이다.

이 노사는 주간연속 2교대 도입과 관련, 약 3559억원을 투자해 설비를 개선하고, 1400명을 추가 채용해 물량을 보전한다는 방안에 대해 의견접근을 보기도 했다.

노조는 이어 정부의 주말을 포함한 주 52시간 근무 제한에 대해서도, 원칙적으로는 찬성하나 임금을 보전할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며 정부와 사측을 동시에 압박했다.

특히 문 위원장은 “이런 노사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오는 2월 10일 정몽구 회장이 참석하는 노사대표 회동을 제안한다”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현대차도 올들어 처음으로 노조 주장에 대해 공식 반박했다. 사령탑이 바뀐 이후, 첫 공식 입장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19일 그룹 노무업무를 총괄한 윤여철 부회장 후임으로 김억조 울산공장장(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 발령한 바 있다. 공장장 시절에도 노조 측과 대화를 주도한 바 있지만 노무총괄 부회장으로써는 이번이 사실상 노조와의 첫 만남이다.

회사는 이날 기자회견 직후 공식 자료를 내고 “생산설비 증설과 신규인원 채용에 대한 노조의 요구는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했다.

지난해 현대차 국내 생산실적은 190여 만대로 (주간 2교대 실시 후) 194만대를 생산하려면 30만대의 생산설비 증설과 3500명의 채용이 필요하다는 노조의 요구는 근거 없다”고 지적했다.

즉 4만대 전후만을 추가 생산하면 되므로 설비 및 업무 효율화를 통해 시간당 생산대수(UPH)만 늘리면 된다는 주장이다. 실제 이를 반영하는 HPV(1대 생산에 걸리는 시간)는 조사주체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현대차의 경우 31시간 이상으로 GM, 도요타 등 경쟁사 중 가장 긴 편이다.

사측은 이 같은 이유에서 “노조의 요구는 지난 노사합의를 전면 부정하는 것”이라며 “주간 2교대를 하지 말자는 것과 다름없다”고 했다.

또 사내하청 정규직화에 대해서도 “사내하청 근로자의 전면 정규직화는 전 세계적으로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사측도 고민하고 있지만 이들의 정규직화를 위해선 노동유연성을 확보한 노조의 양보가 전제돼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처럼 노사가 연초부터 팽팽히 맞서며 현대차 노사의 올해 임금협상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더욱이 수 년째 끌어온 주간 2교대 시행에 대한 기대도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라 그 어느 때보다도 노사협상에 큰 진통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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