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콜택시 입찰 잡음 왜?

(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서울시가 운영하는 장애인 콜택시의 보험계약 체결 과정에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차량 규모가 300대에 달해 계약을 유치하려는 보험사 간의 경쟁이 치열해진 탓이다.

보험계약에 허점이 많다는 지적과 함께 일각에서는 입찰 전 사전 담합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관계당국이 조사에 들어가 조만간 특혜 및 담합 여부가 판가름 나겠지만, 결과에 따라서는 담당자에 대한 책임 추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향후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계약내용 놓고 갑론을박

서울시 산하 서울시설공단은 지난해 12월 장애인 콜택시 300대에 대한 보험계약 입찰을 실시해 최저가를 제시한 동부화재에 낙찰됐다.

장애인 콜택시는 스타렉스에 휠체어 리프트 등을 장착해 택시 형태로 개조한 것으로 오텍이라는 특장차 업체에서 개조 업무를 주로 담당하고 있다.

이 때문에 동부화재는 오텍스타렉스요율이라는 자체 개발한 보험요율을 적용했지만 계약 대상 300대 중 21대는 일반 스타렉스로 오텍스타렉스요율을 적용하면 안 된다.

또 오텍스타렉스요율은 보험개발원이 스타렉스 차량에 대해 제시한 표준요율보다 18%가량 높아 결과적으로 보험료가 비싸지게 된다.

이에 대해 동부화재 명의로 입찰에 참여한 보험대리점 관계자는 “장애인 콜택시는 특수 차량으로 보험사마다 적용하는 요율이 다르다”며 “동부화재에서 제시한 요율을 그대로 적용한 것 뿐”이라고 말했다.

동부화재는 공단이 입찰공고문에서 제시한 블랙박스 가격 35만원을 19만원으로 낮춰 적용해 보험료 인상 효과를 상쇄하고, 입찰에 참여한 다른 보험사보다 저렴한 입찰가격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동부화재는 블랙박스에 감가상각을 적용한 결과라고 해명하고 있지만, 입찰공고 당시 제시된 금액을 그대로 적용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 입찰 사전 담합 의혹도 제기

서울시 등 공공기관이 발주하는 입찰의 경우 보험대리점이 계약을 맺고 있는 보험사의 승인을 받아 참여하는 사례가 많다.

이 때문에 한 보험대리점이 여러 보험사와 입찰 참여 여부를 놓고 협의하는 과정에서 사전에 입찰가격을 알게 되는 경우가 발생한다.

보험대리점은 다수의 보험사 중 가장 경쟁력 있는 보험사를 선택해 입찰에 참여하게 된다. 이는 사전 담합 의혹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A보험사와 B보험사의 가격을 모두 알고 있다면, 더 낮은 가격을 제시할 수 있는 보험사를 선택하게 된다”며 “이 과정에서 보험사 임직원과 보험대리점 간의 담합이 생길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장애인 콜택시 입찰을 실시한 서울시설공단은 입찰 과정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공단 관계자는 “장애인 콜택시 보험계약은 총액 입찰로 진행되며 가장 낮은 금액을 제시한 보험사를 선정한다”며 “입찰에 참여하기 전 단계에서 어떤 일들이 발생하는지 알 수 없지만 계약 체결 후 보상만 제대로 받을 수 있다면 상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