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서울시의 뉴타운 출구전략 발표로 뉴타운 해제 위기에 놓인 지역 주민들의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사진은 종로구 창신뉴타운 내 한 재개발구역 일대. |
#2. 서울 강서구 방화동 방화5구역. 낡고 허름한 주택가 비좁은 골목 여기저기에 소형 자동차들이 다닥다닥 주차돼 있다. 아침이면 골목길을 빠져나가려는 차들과 주차된 차들 사이에서 말싸움을 벌이는 주민들을 심심찮게 목격할 수 있다.
방화뉴타운은 2003년 뉴타운 2차지구로 지정됐지만 아직까지 대부분의 구역이 추진위원회조차 구성하지 못했다. 8년 넘게 건축허가를 제한받아 재산권 행사를 못하다가 올해 초에서야 존치구역에 대한 건축제한 해제조치를 받았다. 하지만 마을은 도시 슬럼화가 이미 상당 부분 진행된 상태다.
서울시의 뉴타운 출구전략 발표로 뉴타운 해제 가능성이 높은 지역 주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구역 해제 위기에 놓인 뉴타운 지역 주민들은 사업이 무산될 경우 그동안 재산권 행사도 못한 채 마음 고생을 한 것을 어디서도 쉽게 보상받을 길이 없다.
금전적인 손해를 보는 곳도 한둘이 아니다. 조합 인가를 받았지만 몇 년째 소송으로 사업이 중단위기에 놓인 사업장들의 경우 조합 해산시 '매몰비용'(뉴타운 사업을 추진하면서 이미 들어간 사업비용)을 받을 길도 없다. 조합이 설립된 구역의 경우 매몰비용 지원에 대한 법적 근거조차 없기 때문이다.
뉴타운 사업을 반대하고 있는 장위 10구역의 한 주민은 "서울시의 뉴타운 출구전략에 반가운 마음이지만, 비용을 지원해줄 수 없다니 앞으로 구역 해제도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장위 10구역은 성북구청장을 상대로 조합설립인가 무효확인 소송을 진행 중이다.
뉴타운·재정비 지역 주민들은 최근 또 한가지 복병을 만났다. 사업 진행이 더뎌 그렇지 않아도 낡은 집을 고치지도 못하고 사는 판에 최근 구청에서 날아온 재산세 통지서는 주민들을 또 한 번 울분케 했다. 단독주택 공시가 상승으로 재산세가 대부분 올랐기 때문이다.
창신뉴타운의 한 주민은 "지은 지 30년이 넘은 낡은 단독주택인데도 재산세가 너무 많이 올랐다"며 "뉴타운도 취소될 판에 세금까지 많이 내게 됐으니 울화통이 터진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서울시의 뉴타운 출구전략 발표로 피해를 보게 된 것은 주민들뿐이 아니다. 10년이 넘도록 서울지역 재개발·재건축사업을 통해 안정적인 일거리를 마련해온 건설사들도 비상이 걸렸다.
서울시가 지난달 30일 뉴타운 출구전략을 발표한 이후 많은 건설사들이 주택영업본부 중심으로 긴급대책회의를 갖고, 이번 대책이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느라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대형건설업체 A사 주택영업담당 직원은 "각 구역별로 발주에 참여하기 위해 미리 투입한 비용이 적지 않다"며 "서울시가 실태조사 뒤 구역 지정을 해제하겠다고 하면 그 비용은 고스란히 날리는 것"이라고 불만을 드러냈다.
B건설사 주택사업담당 임원도 불만스러워 하기는 마찬가지다. 그는 "조합원들끼리 싸우느라 벌써 몇 개월째 투입된 인력을 놀리고 있다"며 "이대로 사업이 취소될 경우 조합과 서울시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C건설사 홍보임원은 "많을 때는 한 해 재개발과 재건축 수주 규모가 25조에서 30조원 가까이 되기도 했다"며 "하지만 10조원대로 줄어든 데다 서울시가 사업규모를 큰 폭으로 줄이겠다니 더 이상 이 시장도 안정적일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