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진단> 中증시 신심(信心)은 어디로 부터 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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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2-01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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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증권시장에서는 지금‘구스신신(股市信心:주식시장에 대한 믿음)’ 이라는 말이 화두이다.올초 베이징에서 열린 ‘전국금융공작회의’에서 원자바오(溫家寶) 총리가 ‘중국증시에 대한 신심제고’을 역설하였고 증감회 책임자로 신규 취임한 궈수칭(郭樹清)도 수시로 공식 석상에서 중국증시에 대해 ‘신심을 가지고 있음(有信心)’을 자주 언급하고 있다.

원 총리의 ‘주식시장에 신심(股市信心)’ 표명 이후 중국증시는 이에 대한 화답이라도 하듯 한주에 5% 이상 상승하는 깜짝장세를 연출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2012년 중국증시가 걸어야 할 길은 2011년 글로벌 경기의 엄동설한과 국내 투자자들의 시장에 대한 비관때문에 녹녹치 않다.

‘주식시장에 대한 신심(股市信心)’이라는 말이 자주 언급된다는 것은 바꾸어 말하면 투자자들이 시장에 대한 신뢰가 없다는 말과도 같다. 중국 증시를 돌아보면 경제상황은 좋은데 이것이 시장에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는 상황이다. 작년의 경우 중국은 글로벌 경제의 가장 큰 리스크였던 유럽의 부실채권 위기에서도 멀리 벗어나 안전지대에 처해 있었지만 중국증시의 성적표는 거꾸로 우승을 하는 어이없는 성과를 보여주었다.

상하이 증시가 21.8% 하락하였고 선전성분지수는 더욱 심각하여 28.41% 내렸으며 이중 중소기업판 지수와 창업판 지수는 각각37.09%,35.88% 폭락하였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원총리가 중국 증시참여자들에 대해 “믿어주세요!((股市信心)”라고 호소하고 나선것도 이해가 될법하다.

중국증시가 주가 부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확실히 거둔 성과는 신규상장을 통한 자금조달이다. 2011년 한 해 중국증권시장에 282개의 신주가 상장되었으며 이로 조달한 자금은 454억 달러로 3년 연속 세계 1위를 차지하였다.하지만 신규상장의 내면에도 우리가 직시해야 할 어두운 그림자가 하나 있는데 이는 공모주 시장에서의 빈번한 공모가 파괴현상이다. 작년 신규상장된 주식 중 27%가 상장당일 공모가 아래로 추락하였으며 이러한 현상이 작년 연말 경우 2/3로 증가하였다.더욱 근심스런 것은 새해들어 신규상장된 주식들의 당일 공모가 파괴 현상이 재연되고 있다는 것이다.이미 중국 증시의 ‘공모주 불패’라는 신화가 깨진지 오래이며 자칫 잘못하면 신규상장 자금모집이 힘들어지는 상황이 될까봐 당국은 긴장을 하고 있다.

중국증시의 이런 현상은 한마디로 투자자들의 ‘중국증시에 대한 불신’에서 비롯된다.투자자들은 시장을 믿지 못하고 있고 정부의 정책에 신뢰를 갖지 못하고 있다. 덩치만 큰 중국경제가 국제경쟁력에서 효율성이 떨어지듯 규모와 시가총액만 큰 국영기업들은 투자자들에세 신심을 주지 못하고 있다.
주식시장의 주가지수는 투자자들의 신심지수(信心指數)이다.주가지수의 오르내림은 정부와 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심이 오르내리는 것이다. 원총리가 투자자들에게 믿음을 가져달라고 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투자자들이 원 총리에게 믿음있는 정책을 펴달라고 주문을 하고 애원하고 싶을 것이다. 자본시장에서 가장 중용한 것은 신용(신심)이다.신뢰가 싹트지 않으면 시장이 건강하게 발전할 수가 없고 투자자들이 외면하게 된다.

중국 증권시장이 그동안 우여곡절을 겪으며 주식개혁을 완성하였지만 아직도 시장에는 개선해야 할 많은 구조적인 모순과 심층적인 문제점들이 있다.

우선 중국 증권당국은 중소 투자자들의 이익을 보호할 수 있는 합리적인 제도를 시행해야 한다.신규상장시 고가발행의 폐단을 막을 수 있는 제도,배당제도 개선, 허위공시에 대한 엄한 처벌,부적격 상장사의 시장퇴출 제도 등을 시행해야 한다.더 나아가 부정한 공시,내부자거래 등으로 투자자들이 손해를 입었을 때 는 국영기업이라도 이를 배상해야 하는 소송제도를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

최종적으로는 관리감독을 엄격히 시행하고 위반행위에 대해 상응하는 엄한 처벌을 가해야한다.뤼다디(綠大地)와 같이 거짓 상장을 하여 투자자들에게 많은 손해를 입히고도 소액벌금만을 지불하고 다시 시장에 진입하게 해서는 안된다.투자자들에게 부당한 손실을 입혔을 때에는 끝까지 책임지게 만드는 시스템을 만들어어야 한다.

시장의 신심을 회복하기 위해 중국 증권당국이 가야 할 길은 여전히 아득한 상황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부가 문제의 개혁과 개선에 대해 확실한 의지와 신심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점이다. 또한 정부지분이 포함된 많은 국영기업의 실패와 실책에 대한 유한책임제를 반성해야 하고 반복된 실수를 근절하도록 엄한 규정을 만들어 시행해야한다.

베이징=간병용 중국 증시분석가, 객원기자(kanhmc@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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