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탄소 녹색도시란 지구온난화 등 기후변화의 주요 원인인 이산화탄소의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지속가능한 도시 기능을 확충하면서 자연과 공생하는 도시를 말한다. 의식주 전반을 바꾸는 생활혁명이자 문화혁명인 것이다. 즉 도시의 모든 구조를 저탄소형 시스템으로 개편해 환경보전과 기후변화에 대응하면서 경제성장을 도모하는 '환경과 경제가 상생'하는 도시를 말한다.
이러한 저탄소 녹색도시는 우리의 생활·문화뿐만 아니라 산업·경제·기술 등에도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2006년에 발표된 스턴 보고서에 따르면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이 신속하고 강력할수록 그 효과와 이익이 비용보다 훨씬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만일 21세기 말 '지구 온도 섭씨 2~3도 상승 시나리오'가 사실로 나타난다면 기후변화가 없을 때와 비교할 경우 세계 경제 생산성의 3%가 영구히 소멸될 것으로 분석된다. 지구 온도가 섭씨 5~6도 상승 시 전 세계 평균 GDP의 5~10%가 감소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20세기 말부터 우리나라는 기존의 생산요소 투입형 경제성장이 한계에 임박함으로써 저탄소 녹색경제로 이행하지 않을 경우 선진국 주도의 국제 규범에 따라 강제 제재가 불가피하다. 뿐만 아니라 추가적인 성장에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는 교토의정서에서 의무감축국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최근의 경제규모나 온실가스 배출량 등을 고려하면 더는 개도국의 지위를 인정받아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몇 년 전부터 국제사회에서 제기돼 왔다.
이에 따라 대통령이 온실가스 배출량 저감 노력에 동참 의사를 발표하고, 2008년 8월 광복절 건국 60주년 기념사에서 '저탄소 녹색성장'을 새로운 국가 비전으로 선포했다.
우리나라의 다양한 도시 특성을 활용한 저탄소 녹색도시의 개발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 저탄소 녹색도시는 녹색 교통수단과 패시브 주택(Passive·태양열과 지열로 에너지를 자체 생산하고 첨단 단열공법으로 에너지 낭비를 최소화하는 주택), 신재생에너지 등 녹색기술 상품의 경연장으로 활용할 수 있다.
녹색산업과 녹색기술은 생산 및 고용유발 효과가 높아 신성장동력으로서의 잠재력이 크다. 또한 저탄소 녹색도시 건설과정에서 축적된 기술을 기반으로 해외 도시 수출의 확대와 국가 경쟁력 제고를 꾀할 수 있다.
해외의 경우 정부 차원에서 녹색도시로 설계, 육성하고 있는 곳들이 여럿 있다. 스웨덴의 스톡홀름, 독일 스투트가르트, 브라질 쿠리치바 등은 도시공간을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며 발전해나가는 환경 친화도시로 변모시켰다.
아직 우리나라에는 벤치마킹을 할 만한 저탄소 녹색도시가 드물다. 그러나 작은 규모에서나마 녹색마을이 만들어지고, 다양한 형태의 마을 만들기나 도시농업, 녹색교통 등을 통해 녹색도시를 형성할 수 있는 맹아들이 존재한다. 이러한 다양한 시도를 하는 공간적 단위들이 활발하게 연대하고 정보를 교류하며 일정한 세력을 형성할 때 우리나라 도시들의 지속 가능성은 커지기 시작할 것이다.
도시화율이 90%에 달하는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의 도시화 국가다. 하지만 에너지 과소비 구조로 돼 있는 것은 큰 문제다. 우리나라 도시를 녹색도시로 변모시키는 것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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