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이나 스마트폰을 활용해 입·출금을 하고 간단한 금융상품에 가입하는 건 이제 보편적인 일이 됐다.
스마트 기기로 펀드 화상상담을 받고 자산관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사이버지점까지 출현했다.
일부 은행은 올해 상반기 중 고객이 영업점에 비치된 금융서비스 기기로 원하는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스마트 브랜치를 오픈할 예정이다.
영업점 내에서 은행 직원들은 고객을 지원하는 역할만 수행한다.
스마트폰 등 스마트 기기가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는 만큼 금융권도 자연스럽게 스마트 금융을 강조하게 됐다.
스마트폰뱅킹 가입자 수는 어느새 1000만명을 바라보고 있다.
금융권이 의도한 측면도 있다. 포화상태에 달한 국내 금융시장에서 과당 경쟁을 펼치다보니 인건비 및 시설 유지비 절감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저마다 경영 효율성 제고라는 명목 하에 점포 통폐합, 인력 구조조정 등에 나서고 있다. 스마트 금융의 그림자다.
스마트 금융이 보편화하면서 금융회사 직원들과 고객 간의 유대감이나 친밀감은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물론 이같은 현상이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입·출금 자동화기기나 공과금 및 세금 납부 자동화기기 등이 도입된 이후 고객이 영업점을 찾아도 창구 직원과 대면할 기회는 거의 없어졌다.
스마트 금융은 이런 추세를 가속화시키고 있을 뿐이다.
앞으로도 스마트 금융은 우리들의 일상생활 속으로 더욱 깊숙히 들어올 것이다.
우려되는 것은 금융권에 사람 냄새가 사라지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최근 기자가 만난 한 시중은행 임원은 고객과의 대면 접촉 빈도가 줄어들면서 영업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지적을 제기했다.
예금과 적금, 펀드 등 금융상품은 공산품과는 달리 눈에 보이지 않는다. 금융회사의 영업은 상품을 파는 게 아니라 약속을 파는 것이다. 무형의 상품을 팔면서 고객과의 신뢰나 유대관계가 전제되지 않는다면 지속적인 거래가 불가능하다.
스마트 금융이 대세라면 따를 수밖에 없겠지만 금융의 본질 만은 잊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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