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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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3-04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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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지주 김승유 회장은 지난 2일 시내 롯데호텔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외환은행 인수 과정에서 겪은 일들과 이달말로 다가온 퇴임 이후의 계획, 그간 소회를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다음은 김 회장과의 일문일답.

-향후 활동 계획은.

△하나고등학교 이사장 임기가 8월이면 끝나는데 처음 입학한 아이들이 대학 들어가는 것까지는 봤으면 좋겠다. 현재는 그게 가장 큰 관심사다. 미소금융 이사장은 지난달 연임 발령을 받았다. 하나금융이 심부름해달라 하면 할 각오가 돼있다.
다만 경영에 직접 관여할 생각은 없다. 지주사 인천 이전 문제 등은 일상적인 일이 아니기 때문에 조언해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일상적인 일은 새로운 팀이 잘할 것으로 본다.
금융산업은 `화폐‘라는 공공재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공익적 성격을 띨 수밖에 없다. 이런 생각에 입각해 사회적인 이슈, 특히 저출산ㆍ고령화 문제나 공교육 정상화에 관심을 가져왔다. 사회적 문제를 외면하지 않을 수 있도록 도와준 주주들과 이사들, 급여가 다른 은행보다 적다는 말을 들으면서도 사회적 사업에 돈을 사용하게 해준 직원들에게 감사한다.

-하나은행장과 하나금융 사장 인사는.

△다음주 경영발전보상위원회에서 확정할 예정이다. 새 회장과 호흡을 맞춰야 할 사람들이기 때문에 김정태 행장의 의견이 십분 반영될 것으로 예상한다. 외환은행 인수에 따른 업무량이 많아서 사장도 (공석으로 두지 않고) 임명하는 방향으로 생각하고 있다.

-한국 금융산업 발전을 위해 쓴소리를 하자면.
△1997년 금융위기 이후 우리 금융산업은 한 단계 발전했다. 금융기관도 망할 수 있다는 생각이 자극이었다.
더 발전하려면 은행과 비은행 부문 양쪽의 지식을 갖고, 미래를 볼 줄 아는 선견지명이 있는 사람을 길러내야 한다. 법률체계와 감독체계가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춰졌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있다.

-금융업계 최고의 인수ㆍ합병(M&A)을 꼽는다면.
△M&A 자체가 좋았던 경우와 인수ㆍ합병 후 통합(PMI)이 잘 이뤄진 경우로 나눌 수 있는데 전자로는 신한이 LG카드 인수한 것을 들 수 있다. 외환ㆍ하나를 통해 신한도 뛰어넘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금융은 모든걸 갖추고 있기 때문에 그 자체로도 괜찮고 M&A가 필수가 아니다. 하지만 시너지 효과를 생각하면 외환과 우리 둘 가운데 한 곳을 M&A할 수 있는 기회가 다시 주어진다 해도 외환을 선택하겠다.

-론스타와의 외환은행 매매 협상 과정에서 위기의 순간은.
△지난해 초에 계약을 6개월 연장하자고 했을 때 론스타가 중간배당을 대폭 했다. 그때는 정말 딜이 안될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딜(협상)이라는게 상대방을 읽고 벼랑 끝까지 몰고가는 거다. 카드를 보이면 이미 지기 시작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론스타 측과 접촉하면 가끔 중국에서 전화가 온다. `이 사람들이 다른 대안을 찾고 있는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론스타가 잘한 것과 잘못한 것은.
△론스타가 리스크 관리는 제대로 했기 때문에 외환은행이 나름대로 수익을 꾸준하게 냈다고 본다. 물론 론스타가 (외환은행 경영을) 너무 단기적으로 본 것 같다. 해외 현지법인을 매각한다든가 일부 문을 닫게 한다든가 했던 점은 아쉬움으로 남아있다.

-외환은행 지분 추가취득 계획은.
△언젠가는 (외환은행) 지분을 높여야 하겠지만 단시일 내에 하지는 않을 것 같다는 추측을 해본다. 잉여금이 남으면 어떻게 처리할 것이냐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지분 추가취득 문제가 검토될 것으로 본다.

-금융인으로서 최고의 순간을 꼽는다면.
△SK그룹이 어려웠을 때 해외채권단이 많았다. 이전에는 기업 구조조정 시 해외채권단을 우선시했기 때문에 국내채권단과 손실률이 달랐지만 최초로 국내외 채권단을 똑같이 대우했다. 해외채권단을 우리 페이스대로 끌고 갔을 때 희열을 느꼈다.

-현 정권과의 관계에 대한 의견은.
△(이명박 대통령과의) 학맥에 대해 부인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학맥에 의해서 뭔가가 되고 안되고 그런 시대는 이제 지난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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