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순영 의정부우체국장 의정부의 사계 발표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2-03-08 14:58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아주경제 최종복 기자)경기도 의정부우체국 정순영국장(58)은 의정부·양주시, 우체국사람들의 애환을 담은 산문집 <의정부의 사계>를 발표했다.
지난 2009년에 발간한 <아름다운 기별>에 이어 두 번째다.
무려 510여 쪽에 달한는 <의정부의 사계>는 총110여 편의 글이 실려 있는데 신문에 연재한 칼럼, 문학지에 발표한 수필, 직원들과 소통한 메시지 등 실로 다양하여 사람 사는 냄새가 물씬 풍긴다. 마치 비발디의 사계처럼 오종종한 맛이다.

정국장은 지식경제부 우정사업본부에서는 글 잘 쓰는 우체국장으로 이미 정평이 나있다.
구 정보통신부에 근무하던 ’92년부터 월간인 <정보와 통신>지에 ‘알기 쉬운 우편상식’을 무려 3년여 동안 연재하여 전국 우체국직원으로부터 많은 찬사를 받았다.
지난 ’2008년도에는 계간지 <다시올문학>을 통해 수필부문 신인상을 받아 문인으로도 등단했다.
그의 글을 보면 우체국 집배원의 고단한 일상에서부터 조직의 수장인 장관에 이르기까지 국민들에게 제공되는 우정서비스 개선을 위한 열정과 지혜가 담겨있다.
그가 머물던 곳의 소소한 역사와 풍물도 한데 어우러져있어 전혀 낯설지 않다.

정국장이 총괄우체국장으로 처음 일했던 2007년 강원도 동해우체국장 때는 인근 ‘찬물공원’에 전국에서 가장 먼저 ‘복수초(福壽草)’가 2월 중순이면 피어나는 사실을 홍보했고, 2008년 여수우체국장 때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발자취를 더듬어 그의 애국충정을 만나는 사람마다 알렸으며, 2010년 5월부터 의정부우체국장으로 재직하는 지금 ‘의정부와 양주’에 대한 역사와 선인들을 기리는 포럼을 개최하고, 북한산 둘레길 탐방 70km종주를 통해 지역사랑의 끈을 놓지 않는다.
전임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이 취임 초인 지난 해 2월1일 의정부우체국을 처음 방문하여 ‘전국의 우체국을 국가의 기본인프라로 활용’하는 정책을 발표하게 된 산실도 바로 의정부우체국이다.
최중경 장관이 장관직을 떠나던 지난해 11월16일 이임사에서까지 “저는 장관으로 취임한 후, 의정부우체국을 방문해서 우체국의 순기능에 대해 신선한 발견을 하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우정사업본부를 국민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하는 국가의 기본 인프라, 풀뿌리 네트워크로 자리매김해 국민의 사랑을 더욱 많이 받는 기관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다짐했습니다.”라고 토로할 정도다.

정국장은 소통과 섬김에 있어서도 남다른 데가 있어 보인다.
아침·저녁 30분씩 진행하는 사내음악방송(UJB)을 소통과 변화의 도구로 활용하며, 3년 연속 경영평가 1등급 달성(Triple Crown)을 위한 비전을 제시하고 직원들의 열정과 지혜를 한데 모은다.
지난 2월2일 경기북부지역이 영하 20℃까지 오르내릴 때 쓴 ‘2월, 영하 20℃의 혹한에서’라는 글속에는 그의 성품이 유감없이 묻어난다. 그는 이날 80여명의 집배원들이 혹한의 빙판길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등기 120여 통과 택배소포 30여개를 각자 배달해야 하는 고충을 격려하고자 아침 7시50분에 출근하여, 집배원들의 이름을 일일이 불러주고, 장점을 칭찬하며, 손을 맞잡고 격려해준다.
김인성 집배원에게는 ‘인성이 착한 김인성 집배장, 오늘도 잘 다녀오세요!’, 이기준 집배원에게는 ‘기준모델 이기준 집배원, 기준대로 잘 배달하고 돌아와요!’, 혹한이 살을 에는 듯이 매섭다는 성상현 집배팀장에겐 ‘귀하가 넘어지면 의정부가 무너지니 조심해서 잘 다녀오세요!’ 이런 식이다. 그리고 배달을 마치고 돌아오는 집배원들에게 따뜻한 어묵국물을 끓여 몸과 마음을 훈훈하게 다독이면서 또 내일을 준비한다.



직원만 섬기는 게 아니다.
집배원들로 ‘포스트봉사단’을 조직하여 독거노인, 다문화가정, 조손자녀가정 등 일반 제도권에서 지원이 불가능한 계층을 대상으로 주말이면 봉사활동도 펼친다.
집배원들을 통해 배달 중에 발견되는 침대·가전제품 등 생활용품을 수리한 후 어려운 가정을 돕는데 재활용하는 것은 물론, 목욕봉사·집수리·연탄 나눔 등도 표 나지 않게 행한다.
지난여름 김장배추 500포기를 유휴지를 얻어 직접 재배한 후 11월20일에는 이중 400여 포기로 김장을 담아 의정부시내 85가정에 배달하기도 했다. 또 다문화 가정을 초청하여 해외소포 보내는 방법, 나만의 우표 만들기, 예금·보험 가입하기, 성탄절 케이크 만들기 등을 통해 낯선 한국에 정착하는데 꿈과 용기를 심어주기도 했다.
이런 공로로 지난 해 10월17일 노인의 날에 의정부시장으로부터 봉사단체상을 수상했다.
지난해 12월 ‘사랑의 산타우체국’을 열어 산타복장으로 한국보육원·이삭의 집 등 사회보호시설 5개소를 돌며 선물을 나눠주었으며, 경기북부의 26사단과 미2사단 장병들도 찾아가 탁구대와 바벨 등 위문품을 전달하고 격려하는 일도 계속하고 있다.
이런 노력 등을 인정받아 지난 해 5월26일 김명룡 우정사업본부장으로부터 ‘자랑스런 우체국장상’을 받기도 했다.

의정부우체국이 11년 만에 최근 2년 연속 경영평가 1등급을 달성한 지금, 신연상(57) 우편물류과장은 정순영 국장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정순영 국장님은 우리 집배원들의 마음을 모두 훔쳐갔습니다. 의정부우 체국이 2년 연속 경영평가 1등급과 경인청 1위로 올라선 이유입니다.”
80여명의 집배원을 관리하는 정택진(56) 집배실장도 이에 덧붙인다.
“저도 잘 모르는 집배원에 대한 특성과 장점을 일일이 거론하며 칭찬해 주시는데 어느 누군들 열심히 하지 않겠습니까? 고래가 하도 춤춰서 지 금 바다가 뒤집어지는 상황입니다!”

이제 정국장의 열정과 관심이 과연 어디까지 미칠지 지금으로서는 알 수 없지만 그가 이번에 펴낸 <의정부의 사계> 머리말에서 프랑스 역사학자 마르크 블로흐(1886~1944)를 인용한 것으로 보아 꿈과 사랑의 메신저로서의 소명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기대된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