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성우 기자) 부국증권의 오너 3세가 처음으로 지분을 시장에서 사들였다. 이에 따라 전문경영인 경영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부국증권이 이를 종식시킬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최대주주인 김중건(60) 부국증권 회장의 장남인 김상윤(35)씨는 지난 8일 장내매수를 통해 보통주 4만2000주(발행주식대비 0.31%)를 순매수했다. 이는 부국증권 상장 이후로 김씨가 처음으로 지분을 매수한 것이다.
김씨는 4만1990주를 주당 1만7150원에 사들였고, 나머지 10주는 주당 1만7400원에 매수했다. 총 7억2000만원의 자금을 투입해 이번 지분만큼을 인수한 것이다.
이로써 부국증권 지분구조는 김 회장이 146만5712주(10.96%), 김 회장의 동생인 김중광(57)씨가 136만3468주(10.20%), 김 회장의 어머니인 장복련(85)씨가 1만3851주(0.10%)에 이어 김씨가 추가됐다.
이에 따라 현재까지 전문경영인 경영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부국증권이 이를 끝낼 가능성도 타진되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현 장옥수 사장은 벌써 부국증권 사장으로 일한 지 10년이 돼 가는데, 매년 부국증권은 크고 작은 내부통제 문제가 발생해 왔다”며 “그만큼 전문경영인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이 있을 수밖에 없는데, 그 대안으로 오너 일가 사람을 고려하고 있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부국증권은 지난달 17일에도 금감원으로부터 위탁증거금 미납계좌에 대한 수탁제한 위반, 수수료 부과기준 공시의무 위반 등의 사유로 직원 주의(4명)와 주의 상당(1명)의 제재조치를 받았다.
일부에서는 이번 지분 매입이 최근 리딩투자증권으로부터 인수합병(M&A) 가능성이 있어 이를 방어하기 위한 조치라는 관측도 나왔다. 리딩투자증권은 지난 2004년 3월 이후 지속적인 지분 증가로 지난해 말 기준 부국증권 주식 170만1109주(12.72%)를 소유하고 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그동안 업계에서는 리딩투자증권의 M&A 가능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던 만큼 이번 김씨의 지분 참여는 M&A 방어를 위한 성격이자 주주들에게 이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것일 수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부국증권 관계자는 “이번 지분 인수는 대주주의 통상적인 자사주식 매입으로 특별한 배경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부국증권은 한일합섬의 계열사로 지난 1954년 8월 국내에서 4번째 증권사로 설립됐다. 이후 한일합섬 창업주의 아들인 김중건 씨가 실질적인 주인으로 자리 잡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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