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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11일 뉴욕타임즈는 한미 FTA로 미국 섬유업계에 불어닥칠 부정적 영향에 대해 대서특필한 바 있다. 특수소재 섬유를 생산하는 미국기업이 한국의 유사제품에 가격 경쟁에서 밀려 미국시장이 잠식당하게 된다는 내용이다. 이를 거꾸로 뒤집어 보면 우리 기업에게는 큰 기회가 된다는 소식이었다.
그러나 이제 미국 여론은 더 이상 한미 FTA의 찬반에 대한 논의를 지속하는 분위기는 아니다. 특히, 기업과 경제단체들은 FTA에 대한 찬반을 뒤로 하고 앞으로 시행될 제도에 발빠르게 대처하려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
LA 무역관에 설치된 FTA 헬프데스크에는 발효시점이 다가올수록 기업들의 문의가 증가해 지난해 여름보다 5배이상 증가했다. 우리기업과 미국기업의 문의가 각각 47%, 49%를 차지해 양국기업 공히 FTA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단순한 문의뿐이 아니다. 우리 중소기업의 미래에 청신호가 켜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LA 무역관에서 미국 최대 자동차 부품 박람회(AAPEX)에 참여한 미국 바이어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70%가 FTA 발효이후 한국으로부터의 수입을 확대하겠다고 답했으며, 이중 32%는 확대규모를 10-20% 이상으로 전망했다.
한미 FTA의 가장 큰 수혜분야라고 할 수 있는 섬유, 의류분야에서는 더욱 본격적인 움직임이 시작되고 있다. 섬유분야는 평균 13%, 최대 32%의 관세가 철폐된다.
이에 따라 LA, 뉴욕 소재 동포기업들의 움직임이 특히 활발한데, 이미 한국에 진출해 있는 유명기업 Forever 21을 비롯한 동포기업들은 한국으로의 아웃소싱 확대를 추진하거나, 한국의 유력 의류제조기업과 전략적 제휴를 통해 LA 자바시장(동포 봉제,의류 업체 단지)을 기반으로 미국 주류시장 진출을 꾀하고 있다.
미국기업들도 마찬가지이다. 여러 기업들이 기능성 원단의 기존 수입선을 한국으로 대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중국에 생산공장을 유지하고 있는 많은 미국기업들이 생산비용 증가로 생산기지의 미국내 국내이전(on-shoring)을 검토하고 있는 마당에 FTA는 가격경쟁력을 기반으로 한국이 중국을 대체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공산품만이 아니다. 최근 불고 있는 한식 열풍에 따라 한국산 농수산품, 식제품에 대한 수요는 이미 동포사회를 넘어 현지사회에서도 증가하고 있어 이에 때맞춘 FTA 시행은 대미 수출 증가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본다. FTA 발효로 한국산 농수산품 및 가공품에 대한 관세가 철폐되어 보다 저렴한 가격에 미국 수출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2011년 한국의 대미 농수산물 및 가공식품 수출은 약6억불로 2010년 대비 15.6% 상승하였는데, 올해는 증가폭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의 법률, 회계시장이 점진적으로 개방될 예정임에 따라 동포사회 전문직 종사자들도 한국시장 진출을 위해 한국의 관련단체들과 MOU를 맺고 있다. 양국의 언어와 문화를 모두 이해하고 있는 동포 변호사, 회계사가 한국에 진출할 경우 우리 중소기업들에 대해 미국시장 관련 정보 및 상담을 좀 더 손쉽게 제공할 수 있어 우리 기업의 미국시장 진출 확대에 많은 도움이 예상된다.
한미 FTA 발효로 인해 한국경제는 새로운 기회와 도전을 마주하고 있다. 미국 현장에서 느끼는 점은 우리 제품의 질 향상과 마케팅 노력 덕분에 한국산 제품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던 차에 FTA로 인해 가격경쟁력까지 갖추게 되어 기존 수출선의 규모 확대뿐 아니라 새로운 수출선의 창출까지 기대되는 상황이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동포 의류업체들에 따르면 막상 한국 기업과 협력하려고 보니 실제로 제휴할 기업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FTA에 따른 이익을 극대화 할 수 있도록 한미 산업간, 기업간 협력 전략을 구체적으로 세우고, 이를 발빠르게 시행해가는 기업과 정부의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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