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안보회의> 中, 北 로켓에 이례적 강경 입장‥민생 경제에 집중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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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3-26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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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중 정상회담

(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중국이 북한 문제를 놓고 이례적으로 '깊은 우려'라는 강경입장을 보였다.

이명박 대통령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26일 청와대에서 정상회담을 열어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계획이 한반도 평화와 6자 회담 재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 공감하고 발사 저지를 위해 협력키로 합의했다.

북한이 한반도는 물론 세계 전체의 평화를 위협하는 장거리 로켓 발사를 추진 중인 민감한 시점에 한·중 양국이 이를 중단시키기 위해 긴밀히 공조한다는 합의를 내놓은 것이다.

특히 이날 중국 지도부는 북한에 대해 여러 차례 깊은 우려를 전달하면서 위성 발사를 포기하고 민생 경제 발전에 집중할 것을 촉구했다.

◆ 대북 '깊은 우려' 표명

이는 과거 북한의 천안함과 연평도 도발 때와 비교하면 매우 이례적이다.

중국 정부는 예전부터 북한의 로켓 발사 계획에 대해서는 부정적 입장을 고수해 왔다.

그러나 북한의 미사일 발사 문제는 서울 핵안보정상회의의 공식 의제가 아닌 만큼, 중국은 이번 회의에서 논의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53개국 수장들이 머리를 맞댄 서울핵안보정상회의에서 6자 회담 의장국인 중국이 국제사회 전체가 반대하는 장거리 로켓 발사를 두둔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우리 정부는 천안함과 연평도 사태 당시 중국 정부에 대해 대국으로서 '책임있는 자세'를 취할 것을 압박했지만, 중국은 북한을 옹호하는 듯한 태도를 견지한 전례가 있다. 이때와 비교할 때 오늘의 태도는 진일보한 것이다

◆핵안보 의제에서 '北核'으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5일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한 시각,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는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100일 맞이 ‘중앙추모대회’가 열렸다. 이날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서울행 전세기에 몸을 실었다.

4강(强) 정상들이 한국행을 선택하게 한 핵안보정상회의의 공식 의제에 북핵 문제는 포함되지 않는다. 그러나 참가국 정상들과의 양자 회담에 돌입한 이명박 대통령은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계획에 강한 우려를 표명하며 발사 중단을 촉구하는 등 북한에 대한 전방위 압박을 시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장외 의제인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에 대한 대응방안이 이번 서울 핵안보정상회의의 최대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다.

중국도 26일 북한에 대한 '깊은 우려'를 표명하면서 한국과 미국을 상대로 한 '치킨게임'에서 한치도 밀리지 않으려는 움직임이다.

탈북자·이어도 문제 등은 중국이 쉽게 물러설 수 없는 첨예한 주제인 점을 감안하면서도 국제사회가 동조하는 여론에 발을 담글 필요가 있다는 판단인 것으로 분석된다.

각국의 팽팽한 긴장관계가 모두 서울 한복판에 집결이라도 한 듯 핵(核)을 제거하자고 모인 회의에서 한반도에 긴장을 유발하는 북한의 핵 문제가 주요 이슈가 되고 있다.

◆ 中, 어떤 조치 취하나

이날 한·중 정상회담에서 후진타오 중국 주석의 발언이 전해지면서 중국 내 한반도 전문가들은 향후 중국 정부가 어떤 조치를 취할지 관심을 높이고 있다.

한 전문가는 이날 후 주석의 발언이 알려지자 "중국 외교부가 보여준 태도와 같은 것이긴 하지만 국가 대표자가 외국 정상을 만난 자리에서 언급한 만큼 중국 정부의 조치를 동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양국 정상회담이 지나고 나서도 중국 주요 언론들은 미사일 발사에 나선 북한에 대해 비평을 하는 데 인색한 모습이다. 이에 따라 중국의 원론적인 입장 재확인일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 중국의 관영 신화통신의 신화왕은 26일 후 주석의 서울 도착을 알리는 동정기사와 북한의 김정일 사망 100일 추도식 관련 소식을 주요 기사로 보도했다. 한중 정상회담 내용을 다룬 기사에서도 한중 수교 20주년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뤘을 뿐 북한 미사일 관련 내용은 기사 하단에서 우회적으로 보도한 수준이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르바오(人民日報) 자매지 환추스바오(環球時報)는 핵안보정상회의 관련 후 주석의 동정기사 외 북핵 기사를 실었지만 중국 입장보다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미국, 일본 등의 우려와 이에 북한이 반발한다는 각국의 입장을 전달하는 수준의 기사였다.

◆이 대통령 러시아에도 北 로켓 발사 계획 철회 요구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과 만나 한·미 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하고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계획 철회를 위해 협력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지난 21일 이번 핵안보정상회의에서 북핵과 관련된 성명이 나오면 이를 ‘선전포고’로 간주하겠다고 위협했다. 또한 핵안보정상회의 직전에 로켓을 운반해 세계의 관심을 극대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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