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진현탁 기자) '하이트·오비·롯데 신(新) 삼국지'다
최근 숙원사업인 맥주사업 진출을 선언한 롯데그룹에 하이트·오비맥주 양강 구도 깨뜨리기 특명이 떨어졌다.
업계 일각에선 예전의 하이트맥주-오비맥주-진로맥주(추후 오비맥주 흡수통합) 등과 같은 맥주시장 신(新) 삼국지 시대가 재연되는 것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이 같은 구도를 정착시키기 위해 롯데그룹이 어떤 선물보따리를 풀어놓을지도 관심거리다.
롯데의 맥주시장 안착을 위한 초스피드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우선 내년 4월 테스트 성격의 소규모 맥주 제조에 착수할 예정이다. 맥주시장 공략을 위한 시험무대인 셈이다.
2015년부터는 충주 산업단지에 연산 5억 리터 규모의 맥주 공장 설립 작업에 착수해 2017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공장 완공까지는 7000억~8000억원가량의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다.
롯데그룹의 통큰 투자와 업무 제휴사인 일본 아사히맥주의 기술력이 더해진다면 롯데의 시장 안착은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란 관측이다.
여기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맥주사업 애착이 각별한 만큼 그룹으로선 시장실패를 ‘나몰라라’ 내버려둘 상황이 아니라는 점도 롯데의 맥주시장 순항을 기대케 하는 대목이다.
하지만 넘어서야 할 난제가 산적한 상황이다.
과연 롯데가 하이트-오비맥주의 양강구도를 깨트릴 비책을 갖고 있느냐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특히 최대 소비처인 서울을 위시한 수도권은 롯데 맥주시장 공략의 첫 시험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가 이곳에서 첫 고배를 마실 가능성도 배제 못할 상황이다.
수도권에서 '카스'를 내세운 오비맥주, 난공불락의 선두업체인 하이트맥주의 공세도 쉽사리 뚫지 못하고 있는 것을 감안할 때 롯데의 수도권 맥주시장 공략 역시 험난함 그 자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난 2011년 6월 말 현재 오비맥주의 수도권 시장점유율(AC닐슨 통계치)은 61.2%로 하이트맥주의 35.1%를 훨씬 앞지르고 있다.
이런 모든 정황을 고려할 때 롯데맥주호(號)가 지역맥주로 전락할 공산이 크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않다.
충주 공장 연고권을 내세운 충청권 공략도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이 지역에서 오비맥주(59.1% 점유)와 하이트맥주(38.6%)가 두터운 장벽을 형성하고 있어 이를 뚫기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2017년부터 롯데가 본격적인 맥주 생산이 들어가게 돼 맥주시장 판세를 속단하기에는 이른 감이 있다”면서도 “수입 맥주가 여전히 시장점유율 4%를 밑돌 만큼 보수적인 우리나라 소비자의 입맛이 쉽게 변하지 않음을 감안할 때 롯데의 맥주시장 안착에 불안요소가 많은 것도 사실”이라고 진단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