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전용 주식시장 연내 개설…은행 편중 자금조달 원활화 유도

  • 中企 전용 주식시장 연내 개설…은행 편중 자금조달 원활화 유도

(아주경제 이성우 기자) 제4 주식시장인 중소기업 전용 주식시장(가칭 KONEX)이 마침내 윤곽을 드러냈다.

기존 코스닥시장보다는 진입 문턱을 대폭 낮추고, 장외시장인 프리보드보다는 안정성과 거래활성화를 추구해 은행에 편중된 중소기업들의 자금조달 창구를 넓히겠다는 것이 정부의 구상이다.

그간 코스닥시장은 중견·중소기업 지원 시장으로 성장했지만, 나날이 높아진 진입 문턱으로 인해 초기 중소기업 지원은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기존의 중소 및 벤처기업의 자금조달을 위해 한국금융투자협회가 운영해 온 프리보드(Free-Board)도 부실기업이 혼재해 투자자들에게 신뢰감을 주지 못하고 시장기능이 날로 위축됐다. 

그만큼 비상장 중소기업을 위한 시장에 공백이 존재한다는 게 정부의 인식이다. 미국은 나스닥, OTC BB, 핑크시트 등 다양한 자본시장이 있어 진입요건을 서로 달리하고 있으며 올해 안에 나스닥보다 완화된 상장조건의 신생기업을 위한 BX 벤처 마켓을 따로 설립할 계획이다.

진웅섭 금융위 자본시장국장은 “현재 중소기업 자금조달은 은행 대출이 83.3%를 차지할 정도로 지나치게 편중돼 있어 이자비용 등 재무적 부담이 크다”며 “잠재력 있는 중소기업이 보다 쉽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정책적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신설 배경을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중소기업들이 은행 대출에만 의존하지 않고 주식 발행으로 자금을 직접 조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단 긍정적인 평가가 많다.

KONEX는 영국의 중소기업 자본시장인 ‘AIM’을 벤치마크한 것으로 외부감사 대상 비상장 중소기업, 이노비즈기업 등 업력이 3년에서 10년까지 기업이 상장 대상이다. 자산 70억원 이상 외부감사 대상 비상장 중소기업 1만3000개사, 비상장 벤처기업 2만6000개사, 이노비즈기업 1만7000개사, 창업투자회사 투자기업 2300개사, 신기술금융사투자기업 1100개사 등이 그것이다.

이번 정부안에 따르면 초기 시장활성화를 위해 진입업종 제한은 두지 않고 최소한의 진입, 퇴출요건만 설정키로 했다. 또 유가증권시장, 코스닥시장과 달리 개인투자자는 원칙적으로 참여할 수 없다. 개인은 펀드를 통한 간접투자만 허용한다. 자본시장법 상 전문투자자인 금융투자회사, 펀드, 산업은행, 기업은행, 정책금융공사, 은행, 보험사, 국민연금 등 각종 연기금만 투자자 기능을 한다. 다만 전문투자자는 아니지만 중소기업 투자에 전문성이 인정되거나 위험을 감내할 능력이 있는 벤처캐피털, 헤지펀드에 투자(5억원 이상)할 수 있는 개인투자자도 참여가 가능하다.

하지만 성공 가능성에 대해서는 확신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업계에서는 프리보드와 차별화되는 부분이 전문투자자인 만큼 이들에 대한 명확한 동기부여가 필수적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KONEX 상장이 원칙적으로 지정자문인을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점에서 증권사들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참여하느냐가 일차적인 관건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시장 참여자들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세제혜택 등 인센티브를 제대로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가까운 일본도 코넥스와 유사한 시장이었던 ‘도쿄 AIM’이 사실상 실패하며 도쿄증권거래소(TSE)에 흡수된 전철이 있다.

개인의 직접투자 제한에 따른 수요기반 약화 우려도 당연히 뒤따를 수밖에 없다. KONEX 신설이 코스닥시장 위축으로 연결되지 않을까 하는 지적도 존재한다.
한 시장 관계자는“연기금이나 외국인 등 장기투자자들이 먼저 코넥스에 관심을 갖고 시장이 활성화돼야 다른 투자자들도 뒤따라 올 것”이라며 "코스닥과 달리 상장 종목이나 거래 주체, 거래 내용 등이 차별성과 유인을 갖춰야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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