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롬니, 한 목소리…금녀의 구역 ‘오거스타 골프장’에 부정적 입장

(아주경제 전재욱 기자) 마스터스 골프대회를 주관하는 미국 조지아주의 오거스타 골프장이 80년간 여성 회원을 받지 않은 것을 두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공화당 대선후보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5일(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개인적으로 오거스타 골프장이 여성을 회원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카니 대변인은 “이는 골프장이 스스로 결정해야 할 문제”라면서도 특히 “여성을 어떤 것으로부터 배제해야 한다는 것은 구식”이라면서 오거스타 골프장이 80년간 지켜온 ‘금녀(禁女) 전통’을 깨야 한다고 우회적으로 주장했다.

롬니 전 주지사도 이날 펜실베이니아 주 유세에서 한 기자가 이 문제와 관련된 질문을 하자 “내가 오거스타 골프장 회원이라면, 또 가능성은 없으나 내가 그 골프장을 운영한다면 여자 회원을 받아들일 것이다”라고 답했다.


지난 1월 마스터스 골프대회의 주요 후원업체인 IBM이 여성인 버지니아 로메티(53)를 신임 최고경영자(CEO)로 선임하면서 오거스타 골프장의 오랜 ‘여성 차별’ 전력이 논란으로 부상했다. 오거스타 골프장은 그동안 IBM 최고경영자에게는 예외없이 회원 권한을 부여했다. 그러나 여태껏 모두 남성이어서 문제는 없었다.

조지아 주 오거스타 골프장은 1933년 창설하면서 ‘백인 남성’만 회원으로 받았다. 1990년 흑인을 회원으로 인정하며 빗장을 조금 풀었지만 아직까지 금녀의 구역이다. 철저하게 폐쇄적인 회원제 운영으로도 유명한 이 골프장의 회원은 300명 남짓이다. 빌 게이츠와 워런 버핏 등 세계적인 인사와 아놀드 파머와 잭 니클라우스, 존 해리스 등 프로 골프선수가 등록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