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파이낸스센터 7층에 위치한 중국 건설은행 서울지점 입구. |
리뱌우 중국 건설은행 서울지점 지점장. |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중국 건설은행 서울지점의 고객 90%는 한국의 대기업입니다.”
중국 건설은행 서울지점 리뱌오(李彪) 지점장에게 한국 현지화 성공 비결을 묻자 이렇게 대답했다. 지난 2003년 12월 처음 대표처를 설립해 2004년 2월 법인을 설립한 중국 건설은행 서울지점이 한국 진출 8~9년 만에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다.
법인 설립 직후인 2004년 서울지점엔 4개 부서에 16명(중국인 7명, 한국인 9명) 직원이 일했다. 그러나 지금 서울파이낸스 센터 서울지점에는 총 37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으며, 부서도 무역금융, 기업금융, 예금, 환전, 송금, 채권 등 다양한 부문에 걸쳐 9개에 달한다.
매년 평균 20~30%씩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서울지점의 지난 2011년 기준 자산규모는 25억 달러, 순익은 3143억 달러에 달했다. 한국에 납부한 법인세만 992만 달러다. 현재 서울지점은 중국 건설은행 해외지점 중 실적 기준 2~3위를 달리는 우수 지점 중 하나다.
리뱌오 지점장은 “현재 삼성, SK, LG, 현대자동차 등 굵직한 한국 대기업이 모두 주요 고객”이라며 “현재 한국 대기업 88곳에 대출, 외환결제, 무역금융 등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건설은행은 현재 중국 국내에만 1만4000여개, 전 세계 13개국에서 해외지점망을 운영하고 있으며, 러시아, 두바이, 캐나다, 브라질 등에도 법인설립 신청 중에 있다. 리 지점장은 향후 한국기업의 중국뿐만 아니라 해외 각국 진출에도 든든한 지원군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건설은행이 가장 주력하는 부분은 바로 무역금융이다.업무의 75%가 무역금융과 관련된 업무다. 이는 한중 양국 간 경제교류가 활발해지고 교역액이 나날이 증대하면서 더욱 활기를 띠고 있는 분야다.
리 지점장은 “지금은 주로 무역금융과 같은 도매금융 사업에 집중하고 있지만 향후 (산업은행의 HSBC 서울지점 소매금융사업 인수처럼) 시장에 대한 전략적 판단에 따라 다른 부분에 진출하거나 한국 내 기타 지점을 열거나 혹은 한국계 은행에 투자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위안화 국제화 사업 진척에 따라 향후 서울지점에서도 위안화 채권, 위안화 파생상품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판매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특히 동북아 금융허브를 목표로 하고 있는 서울은 중국과도 지리적으로 가까워 향후 달러, 유로화, 엔화, 위안화 등 다양한 국제화폐가 통용되는 중심지가 될 수도 있지 않겠냐고 리 지점장은 전했다.
마지막으로 리 지점장은 “최근 한국 한 대기업 CEO가 ‘구미권 은행은 현재 내리막길로 치닫고 있는 반면 중국계 은행은 오르막길에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며 “건설은행을 비롯한 중국계 은행이 향후 한중 경제교역 관계 발전에 있어서 더욱더 중요한 역할을 발휘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1954년 10월 1일 설립된 건설은행은 중국 5대 상업은행으로 중국 내 2위를 달리는 대형은행이다. 지난 2011년 기준 총 1692억5800만 위안 순익을 실현했다. 하루 평균 4억7000만 위안씩 벌어들인 셈이다. 총 자산규모도 12조 위안을 돌파했다. 지난 2011년에는 시장가치 기준 영국 파이낸셜타임스가 선정한 세계 500대 기업 중 7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