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한달.."중소기업에 바이어들 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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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4-15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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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재영 기자) 지난 3월15일 발효된 한미 FTA가 국내 중소기업의 대미 수출 확대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코트라(사장 오영호)가 미국에 수출 중인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인터뷰한 결과에 따르면, 관세철폐 효과에 힘입어 중국에 빼앗겼던 바이어들이 한국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작년 말 미국 유명 스포츠 패션 브랜드 업체인 K社 소싱 담당자가 아웃도어 신발 제조업체인 트렉스타 부산 공장을 방문했다. 소싱 담당자는 생산 시설을 한번 둘러 본 후, 한미 FTA가 발효되니 블랙부츠를 OEM으로 생산해서 납품해 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 8.5~10% 관세가 즉시 철폐되면서 납품 단가를 3달러 이상 낮출 수 있게 되자, 서둘러 한국 내 공급업체를 찾아 나선 것이다. 협상은 순조롭게 진행돼 현재는 세부적인 사항을 협의하는 마무리 단계에 있다.

트렉스타 관계자는 “이제까지는 웬만한 제품은 중국, 베트남산에 밀려, 고도의 기술을 요구하는 고가제품만이 명맥을 유지할 수 있었지만, 한미 FTA 발효를 계기로 상황이 달라졌다”고 밝혔으며, “앞으로도 미국 바이어들의 러브콜이 이어질 조짐이 감지되고 있어, 중국에서 한국으로 생산시설을 U턴하는 등 원산지 기준 충족을 위해 국내 생산 확대에 만전을 기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오랫동안 지지부진했던 바이어와의 협상에서 돌파구를 찾은 기업도 있다. 세고스는 지난 10년간 냉장고 제조업체인 G社에 납품해왔지만, 작년 말까지 이렇다 할 납품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바이어는 경쟁업체인 중국산과 대만산에 비해 품질이나 공급체계는 훨씬 더 신뢰가 가지만, 납품단가가 10% 이상 높은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협상에 물꼬를 튼 결정적인 계기는 한미 FTA 발효였다. G社는 올해부터 고급 냉장고 생산 비중을 확대하기로 했는데, 그간 사용해 온 중국산과 대만산의 품질이 떨어져 새로운 공급처 물색이 시급하게 된 것이다. 이 소식을 접한 세고스는 한미 FTA 발효로 철폐되는 3.9% 관세만큼 단가를 낮출 수 있다는 점을 G社 소싱 담당자에게 적극적으로 어필했다. 가격이 협상의 열쇠를 쥐고 있었던 터라 그 후 협상은 일사천리로 진행됐고, 올 초 드디어 연간 300만 달러를 납품하는 계약이 성사됐다.

자동차용 에어컨부품을 납품하는 A社도 한미 FTA 덕을 톡톡히 봤다. A社는 자동차용 에어컨 제조업체인 V社와 지난 3년간 별다른 성과 없이 협상을 끌어오고 있었다. 품질은 좋지만, 중국산과 대만산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이 문제였다.

그러던 중 중국산에서 계속해서 결함이 발생하고 납품기한까지 말썽을 피우게 되자, 올 초 바이어는 품질을 눈여겨 봐두었던 A社에 다시 연락을 해왔다. 3월15일 부로 한미 FTA가 발효되면서 1.4% 관세까지 철폐됐다는 소식을 전하자 바이어는 당장 시제품을 요청했고, 올해 3분기까지 최소 25만 달러 이상을 주문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코트라가 최근 1266개 국내 중소 수출기업을 대상으로 한미 FTA 활용에 가장 큰 애로사항이 무엇인지를 설문한 결과, 49%가 “원산지 증명서 발급 등 이용방법을 잘 모르기 때문”이라고 응답했다.

윤재천 코트라 시장조사실장은 “합성수지, 일반기계, 자동차 부품 등 FTA 수혜품목의 선전에 힘입어 3월 대미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27.9%나 증가했고, 중소기업 활용 성공사례도 속속 발굴되고 있어 FTA 효과가 조기에 가시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코트라를 비롯해 정부 및 유관기관에서 다각적으로 FTA 활용지원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아직 이용방법을 잘 몰라 FTA를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중소기업이 상당수이며, 앞으로는 이러한 서비스 홍보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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