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다 넓은 고객층을 확보해 시중은행들과 맞붙을 수 있는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전략에서다.
16일 은행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지난해부터 개인고객 확보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개인금융 확대를 통해 늘어난 여유자금을 중소기업 대출에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업은행은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됐다는 취지 등을 바탕으로 지난 50년간 ‘기업만 거래하는 은행’이라는 인식이 굳어져 왔다. 따라서 이러한 인식을 타파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것이다.
이러한 노력에 따라 지난해 5월 전체 개인고객 수는 1000만명을 넘어섰으며, 13일 현재 1076만3910명을 기록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또한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거래할 수 있는 은행’이라는 슬로건으로, 올 1월부터 송해 씨를 모델로 한 방송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개인고객도 취급한다는 홍보를 위해 정공법을 쓴 것이다.
지난 13일 현재 광고로 인한 유치고객 건수는 189건으로 크지 않지만, 금액은 900억원이 넘었다. 고령의 고액 자산가들이 방송을 보고 찾아오는 것이다.
조 행장은 “바로 옆에 기업은행이 있는데도 기업만 거래하는 줄 알고 일부러 멀리 있는 은행을 갔던 고객들이 찾아오고 있다”며 실질적인 광고 효과가 높다는 점을 강조했다.
산업은행 역시 민영화를 앞두고, 국책은행의 딱딱한 이미지를 벗고 수신기반을 확대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산은의 개인금융 부문에서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KDB다이렉트뱅킹’ 상품은 이같은 노력의 대표적인 사례다.
다이렉트 뱅킹은 15일 현재 총 3만6566좌에 8576억원을 유치했다. 지난해 10월 출시된 지 3개월만에 신청 계좌 수가 1만좌를 돌파하는 등 다이렉트 뱅킹은 무서운 속도로 판매되고 있다.
최근 막바지 단계에 접어든 HSBC 서울지점 인수도 수신기반 확충의 일환에서 진행된 것이다. 서울과 강남 등 HSBC 점포망이 수도권에 위치해 있는 점을 감안, 부유층 고객 유치 등에 용이하다는 설명이다.
산은은 이와 함께 현재 진행중인 신입행원 채용에서도 개인금융 지원자를 우대하고 있다. 개인대출, 프라이빗뱅킹(PB), 개인금융 마케팅, 개인금융 기획 등 개인금융 업무 전반이 이에 해당한다.
농협은행은 지난 3월 출범하면서 후발주자로서 시중은행들과의 경쟁력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노후한 이미지, 소규모 개인 고객들만 상대한다는 인식을 제고하기 위해, 올해 중소기업 고객 유치에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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