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금통위원 중립성 시비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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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4-18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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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희준 기자)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 임명을 앞두고 이들의 중립성 논란이 일고 있다. 한은 노조가 금통위원의 친정부 성향을 언급하며 독립성 서약을 요구하는 한편, 통화정책의 신뢰성을 우려하는 여론도 높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 한국은행 노조는 16일 한은 금통위원 내정자들에게 독립성 서약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한은 노조는 "내정된 금통위원들은 정통 재정부 관료, MB 선거캠프 정책고문, 대통령 국민경제자문회의 위원, 대기업 CEO 등 친정부적 경력으로 인해 중앙은행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크게 훼손시킬 수 있다는 우려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재정부 출신 관료를 다시 금통위원으로 내정한 것은 금통위를 정부의 통제권 내에 두겠다는 의미라고 주장했다. 또한 정부 연구기관인한국개발연구원(KDI) 출신 인사를 부총재보와 금통위원으로 연이어 내정한 것은 금통위를 KDI 출신들의 인사 정거장으로 활용하겠다는 의도라고 지적했다.

현재 금통위원 내정자는 4명으로 각각 기획재정부(정해방), 한국은행(문우식), 금융위원회(하성근), 대한상의(정순원)의 추천을 받은 인물들이다.

이 중 한국은행이 추천한 문우식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2007년 MB 대선캠프의 정책자문단에서 활동했다. 김태준 전 금융연구원장, 유우익 통일부 장관, 곽승준 대통령실 미래기획위원장 등이 그와 함께 활동한 바 있다.

실제로 문 교수는 김중수 총재와 KDI에서 함께 일했으며, KDI 출신 김준일 한은 부총재보를 내정한 데 이은 김 총재 인맥으로 분류되고 있다.

또한 일부에서는 통상 한은 총재의 경우 매파로 분류되는 한은 출신을 금통위원으로 추천해왔는데 문 내정자가 선정되면서 이 같은 균형이 깨졌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밖에 기획재정부의 추천을 받은 정해방 건국대 법학전문대학 교수는 행정고시 합격 후 기획 예산처 등 정부의 요직을 거친 친정부 인사라는 점이 지적되고 있다.

특히 차관 출신인 정 교수의 내정으로 임승태 위원과 함께 7명의 금통위원 중 관료 출신이 2명으로 구성된 것도 논란이 되고 있다.

정순원 전 사장의 경우 지난 2006년 현대차 비자금 조성사건에 개입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검찰의 조사를 받은 경험이 있다.

또한 대기업 사장 출신이란 점에서 시장으로부터의 통화정책 독립성이라는 시각을 요구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하성근 연세대 명예교수의 경우 대통령 국민경제자문회의 민간위원 출신이라는 점에서 MB 인사 챙기기라는 굴레를 벗기 어렵게 됐다.

이들의 친정부적 성향으로 학계와 시장은 금융통화정책이 물가안정보다는 성장 위주로 흐를 것을 염려하고 있다.

한 금융 전문가는 "금통위원이 모두 비둘기파로 채워졌기 때문에 당분간 금리인상 얘기는 잘 안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같은 금통위 구성에 대해 시민단체 또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금융개혁위원회는 16일 성명을 통해 "이번 금통위원 인선과정에서 나타난 가장 큰 문제는 대통령 임기만료를 앞두고 절반 이상의 금통위원이 한 번에 선임됐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경실련은 또 "한은의 독립성을 위해 나머지 금통위원들 또한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치도록 해 친정부 성향 일색의 선임을 방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순원 전 현대차 사장
정해방 건국대 법학전문대학 교수
문우식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하성근 연세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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