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19일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상호저축은행이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에서 추가부실이 발생하고 가계신용대출의 건전성 악화로 부실 우려가 다시 대두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은에 따르면 2011년 말 현재 99개 저축은행의 총자산은 69조4000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20%(17조4000 억원) 줄었다. 당기순이익은 상반기 중 부동산 PF대출 부실로 6조원 넘는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연체율은 지난해 4분기 30.2%로 2009년 이후 크게 상승했고, 국제결제은행(BIS)자기자본비율은 전년 말 9.04%에서 4.12%로 절반 이상 줄어들었다.
이에 대해 한은은 감독 당국의 과감한 업계 재편에 따라 2012년 중 외형 성장세 위축과 경영상 어려움이 지속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당국의 지시로 부동산 PF 대출채권을 매각하고 추가대출을 자제해 PF 대출규모는 감소했으나, 이 대출의 고정이하 여신비율은 아직도 40%대를 웃돌고 있다.
또한 2011년 말 저축은행의 총 가계대출은 10조6000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24.7% 급증하면서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율 5.7%를 넘어섰다. 이에 따라 가계대출의 부실도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가계대출 연체율은 높아지면서 지난해 말 가계대출 연체율은 11.85%로 전년 말 대비 1.89% 포인트 확대됐다.
이에 따라 한은은 앞으로 중소형 저축은행의 영업기반이 잠식되고 경영상황이 더욱 악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한은은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중소기업에 대한 은행 대출이 대기업에 비해 부실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은행의 대기업 대출은 2010년에 비해 30.3% 증가했지만 중소기업 대출은 2.4% 늘어나는데 그쳤다. 원화대출금에서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40.1%에서 38.4%로 하락했다. 대기업 비중은 8.6%에서 10.5%로 증가했다.
이같은 차별대우는 대출금리에도 적용됐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많이 축소됐던 중소기업과 대기업 대출의 금리 격차는 다시 0.6%포인트까지 확대됐다. 한은이 중소기업 대출 금리를 분석한 결과 신용손실률을 고려한 중소기업대출의 예대금리차 역시 금융위기 이전보다 높은 수준에서 유지된 것으로 확인됐다.
중소기업 대출도 신용등급별 차별이 심해져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전체 중소기업 대출 중 고신용대출의 비중은 43.1%로 전년도보다 5.1% 늘어났다. 중ㆍ저신용대출 비중은 62%에서 56.9%로 급감했다.
은행이 중소기업 대출을 머뭇거린 사이 명목 국민총생산(GDP)대비 중소기업 대출 비율에서 장기추세치를 뺀 ‘대출갭’또한 최근 마이너스 상태를 지속했다.
한은은 이에 대해 은행이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높은 중소기업대출 보다 리스크가 적은 담보대출을 늘리면서 은행 본연의 금융중개기능을 약화시켰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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