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길 먼 서울시 뉴타운 조정관 제도..성과 "별로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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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5-01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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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효과 없이 불확실성만 커져<br/>갈등지역 지분값은 하락세<br/>매수 문의 없고 거래도 끊겨

서울시가 뉴타운 갈등조정관 제도를 도입했지만 아직까지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서울시 뉴타운 갈등조정관들이 뉴타운 정비사업 현장을 방문해 이해당사자들을 만나 조정활동을 벌이고 있는 모습.
(아주경제 이정은 기자) 서울시가 최근 뉴타운사업 분쟁과 갈등 해결을 위해 갈등조정관 제도를 도입했지만 아직까지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해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갈등 조정 대상 지역에 비해 조정관이 투입된 곳이 턱없이 적은 데다 조정관 확대 목표 수도 못채워 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이렇다 보니 뉴타운·재개발 갈등지역 지분값은 하락세가 뚜렷하다. 매수 문의도 없고 거래도 끊겼다. 재개발 사업 진행 여부 및 조합원간 갈등 해결 가능성 등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서울시는 지난 2월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갈등조정관'을 뉴타운 갈등지역에 파견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올해 초 발표한 ‘뉴타운 출구전략’의 후속조치로, 뉴타운·정비사업장에서 빈번히 발생하는 조합 및 조합원들간의 갈등을 진단하고 수습하기 위해서다.

당시 종로구 옥인1구역, 종로구 창신·숭인지구, 용산구 한남1구역, 영등포구 신길 16구역 등 6개 구역이 조정관 파견 지역으로 지정됐다. 이들 구역마다 전문가 2~3인이 활동하도록 계획됐다.

이어 시는 3월 중순까지 갈등조정관을 40명에서 100명으로 늘리고, 갈등 조정 대상구역을 6개에서 10개로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갈등 조정 대상구역은 지난 3월 10곳으로 늘었다. 계획대로 중화2구역, 노량진1구역, 신림1구역, 방배8구역 등 4곳이 추가된 것이다.

그러나 뉴타운 출구전략이 발표된 지 넉달째인 현재까지 이렇다할 성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영등포구 신길16구역에서 활동 중인 이강원 조정관(경실련 갈등해소센터 소장)은 "재개발 사업을 놓고 추진위와 비대위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지만 해결 방안이 마땅찮다"며 "법적 해결 부분은 시간과 비용이 많이 소요되니 대화로 풀어보자고 동의를 얻은 것이 그간의 성과"라고 말했다.

이같은 성과 부진의 이유로 인력 부족이 꼽히고 있다. 시는 지난 3월 조정관 수를 100명으로 늘리겠다고 밝혔으나 현재까지 53명이 활동하고 있다. 불과 13명이 더 충원된 것이다. 시 관계자도 "조정 구역이 4곳 추가돼 10곳으로 늘었지만 조정관이 나서야할 전체 구역은 866곳으로,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한 갈등조정관은 "조정관들이 본업이 있다보니 시간을 많이 할애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고 귀띔했다.

현장에서 활동하는 갈등 조정관들은 제도적인 부분이 먼저 해결돼야 한다는 의견이다. 이강원 조정관은 "최근 개정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에는 추진위나 조합의 매몰비용(사업 추진을 위해 미리 투입된 비용)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없다"며 "제도적인 측면이 먼저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단순히 사업을 할거냐 말거냐의 이분법적인 해결 방식에서 벗어나 제3의 창조적인 대안이 도출되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갈등 해결부터 지지부진하다보니 서울 뉴타운·재개발 매매시장도 꽁꽁 얼어붙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재개발·뉴타운 지역의 평균 지분값은 지난 연말 3.3㎡당 2522만원에서 3월말 현재 2455만원으로 떨어졌다.

동작구 흑석뉴타운의 지분값은 지난해 연말 3.3㎡당 3112만원에서 3월말 현재 2896만원으로 6.96% 떨어졌다. 강동구 천호 뉴타운도 같은 기간 3135만원에서 2919만원으로 6.88%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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