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당권경쟁 시동…친박 vs 비박 구도 형성

(아주경제 박재홍 기자)새누리당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의 해체와 함께 새롭게 구성될 지도부를 두고 벌이는 당권경쟁에 시동을 걸었다.

그 동안 전당대회가 보름 앞으로 다가왔지만 아무도 나서는 이가 없어 “당 전체가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눈치만 보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 됐으나, 전당대회 후보 등록 마감(3일)을 하루 앞둔 2일 후보들의 출마 선언이 이어지면서 뒤늦게 당권 경쟁에 불이 붙었다.

이날 당권 경쟁의 첫 포문은 구주류로 밀려난 친이(친이명박)계인 심재철(4선) 의원이 열었다.

심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바른 균형을 통한 당의 화합을 이끌어냄으로써 미래로 나아가는 국민의 정당을 만들겠다”며 출마를 선언했다.

사실상 비박(非박근혜)계의 ‘단일후보’로 나선 셈인 심 의원은 “무게 중심이 한쪽으로 쏠려 있는 비행기가 바르게 날 수 없듯, 당의 무게 중심이 한쪽으로만 쏠려서는 폭넓은 지지를 끌어내기 위한 외연 확장에 큰 장애가 될 것”이라며 최근 비박계를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는 ‘박근혜 사당화(私黨化)’를 의식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그는 다만 사당화 논란과 오픈프라이머리(완전개방형 국민경선제)를 도입에 대해 “그런 지적(사당화)도 일리는 있지만 100% 맞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경선룰 역시 현재 룰을 지켜야 한다는 쪽의 이야기도 일리가 있는 만큼 당원들의 이야기를 잘 들어볼 것”이라며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대선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알려진 이재오 의원이 심 의원을 지원하며 비박계의 구심점을 만들 것으로 보이는 만큼 향후 당권 경쟁은 친박계와 비박계의 구도로 전개될 전망이다.

이날 친박계의 유기준(3선) 의원 역시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하며 이 같은 구도 형성에 신호탄을 쐈다.

부산 서구가 지역구인 유 의원은 이날 “국민의 삶을 윤택하게 이끌어야 할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은 그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며 “새누리당은 집권 말기에 접어든 정부에 대해 국민의 행복한 삶을 위해 경제정책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해야 한다”고 출마 배경을 설명했다.

경선룰과 관련 그는“현재의 경선룰이 5대 5로 당원과 비당원의 의사를 듣도록 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오픈프라이머리 정신도 가미돼 있어 굳이 개정할 필요는 없다”며 심 의원과 분명히 선을 그었다.

친박계의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황우여 원내대표 역시 3일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알려졌고, 수도권의 친박계인 유정복 의원 역시 출마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당권을 둘러싼 당내 경쟁은 더 치열해 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