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 3일 이후 전날까지 9거래일 연속 삼성전자 주식을 팔아치우며 총 9419억원 이상 순매도했다. 이는 외국인들이 같은 기간 유가증권시장 주식을 매도한 2조401억원 대비 절반 가량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사실상 국내 주식시장에서 손을 턴다기보다는 삼성전자에서 외국인이 떠나고 있는 것이다.
이날도 삼성전자의 매도상위 창구에는 외국계 창구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사실상 외국인 매도세가 10거래일 연속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기관들은 지난 4일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삼성전자 주식을 사들이며, 외국인의 매도물량을 받아주고 있다. 이 기간 투입한 금액만 4140억원 이상을 기록하고 있고, 이는 시장 전체에 투입한 4700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그만큼 삼성전자에 대한 사랑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특히 기관들은 제일모직 역시 지난 4월10일 이후 단 이틀을 빼고 꾸준히 사들였고, 삼성SDI는 지난달 13일부터 단 하루를 제외하고, 삼성테크윈은 19거래일 연속 순매수하는 등 삼성그룹과 관계되어 있는 IT계열사에 대해서 공격적인 순매수를 이어 가고 있다. 삼성SDI와 삼성화재, 삼성생명 등도 순매수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려놨다. 기관 중심으로 봤을 때는 삼성전자중심의 지수강세를 여전히 점치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차별화된 움직임 속에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2일 141만원대이라는 최고점에 도달한 이후 꾸준히 하락하면서 131만원대까지 추락한 상태다. 지난해 10월 삼성전자 주가가 87만~94만원일 때만 해도 기관들이 가장 적극적으로 사들였지만, 정작 100만원을 넘어서자 외국인들이 적극적으로 사들이며 141만원에 도달할 때까지 8000억원 이상 순매수했다. 이 기간에 기관은 물량이 많진 않았지만, 일부는 차익 실현에 나섰었다.
이러한 매매 형태를 보이던 기관들이 141만원을 찍고 하락하는 구간에서는 되레 비중을 늘리고 있는 것이다. 외국인이 손을 터는 과정에서 기관들은 적극 순매수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투자 행태에 대해 전문가들은 기관들이 삼성전자를 대체할 다른 종목을 찾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입을 모았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삼성전자가 연일 사상 최고가 기록을 경신할 당시에는 정보기술(IT) 기대치가 높은 상태이었고 미국의 애플과도 삼성전자 주가 연동된 바 있다”면서 “하지만 오월 들어 애플 주가가 부진했고, PC부분에서 성과가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최근 외국인들은 차익실현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연구위원은 “외국인의 차익실현에도 국내 기관 투자자들은 이를 대체할 다른 종목을 찾지 못하고 있어 추가적으로 매수를 지속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그 정도의 실적을 낼 수 있는 종목이 없는 상황에서 삼성전자에서 자금을 빼기보다는 2분기 이후를 바라보면서 추가로 더 살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외국인은 국내 주식시장만 바라보는 것은 아니지만 기관들은 국내 시장만 보는데, 거기서 이를 대체할 만한 다른 종목이 안 보이는 상태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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