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촉즉발인 유로존 위기가 세계경제를 뒤흔들 기미를 보이자 이건희 삼성 회장을 비롯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등 삼성 오너 일가들이 유럽에서 광폭 행보를 보이는 등 전면에 나서 진두지휘하고 있다.
이들이 유럽 관련 경영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은 유럽이 삼성의 확실한 캐시카우인 데다 전 세계 글로벌 시장의 3분의 1을 차지할 정도로 큰 시장이기 때문이다.
이건희 삼성회장은 24일 오후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유럽 경기가 생각보다 좋지 않다”며 최근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유럽을 직접 돌아본 소감을 밝혔다. 지난 2일 스페인으로 출국한 지 3주 만이다.
이 회장은 다만 “유럽 경기 악화로 우리 수출이 조금은 영향을 받을 것”이라면서도 “유럽경기 악화가 삼성에 영향을 미칠 것이냐”는 질문에는 “우리에게 직접적인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최근 재정위기 속에 경기가 ‘바닥’을 치고 있는 유럽 시장에서 삼성이 오히려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유럽 출장 후 귀국에 앞서 일본에 들렀던 이 회장은 일본 경기에 대한 우려와 함께 지나친 복지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 회장은 “(일본에 가서)여러사람을 만났는데 옛날과 달리 일본도 상당히 어려움을 겪고 있고 또 여전히 어려움이 올 것이라고 걱정을 많이 하고 있다”며 “. 전반적으로 사람들이 일하기 싫어하고 나라의 복지를 많이 기대하고 이런 점에서 유럽이나 일본이 다 어렵게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앞서 지난 2일 유럽 출장길에 오르며 “유럽의 경제위기가 심각해 직접 방문하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날 공항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도 모습을 드러냈다.
이 회장은 그러나 관심이 집중됐던 상속재산을 둘러싼 친형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과의 소송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날 귀국에 따라 그룹 안팎에서는 유럽의 경제 위기를 몸소 느끼고 온 이 회장이 삼성의 변화를 주도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차세대 성장동력 사업에 관해 구체적으로 언급할지도 관심거리다. 자동차 반도체 및 전장 부품 등 미래 사업에 대한 구상이 주목되는 대목이다.
이날 공항에서 이 회장을 맞았던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 경영행보에 이목이 쏠리는 이유다.
이 사장은 지난 3~11일 유럽 출장 기간 중 마틴 빈터콘 폭스바겐 회장 겸 CEO를 만나는 등 자동차용 차세대 전자부품사업의 성장을 강화하기 위한 행보를 보였다.
이부진 호텔 신라 사장도 부친인 이 회장의 유럽 출장에 동행해 글로벌경영 전반의 현장수업을 몸소 체험했다는 후문이다. 유럽 위기 진원지인 유럽 지역을 직접 돌아본 만큼 현장경영에 상당히 보탬이 될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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