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천 무등리 2보루 고구려 유적 조사 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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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6-01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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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최종복 기자= 경기도 연천군(군수 김규선)은 서울대학교 박물관(관장 김인걸)에 의뢰하여 문화재청(청장 김찬)의 허가(제2012-0205호)를 받아 경기도 연천군 왕징면에 위치한 무등리 2보루에 대한 발굴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무등리 2보루는 임진강 북안에 위치한 5~7세기대의 고구려 관방유적으로, 2011년 2차 발굴 조사에서 출입시설과 관련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돌확 옆에서 고구려 장수의 갑옷(투구와 상의 1개체) 한 벌이 그대로 주저앉은 채 발견되어 학계와 언론에 많은 관심을 끌었던 유적이다. 현재 해당 유물은 국립문화재연구소 문화재보존센터에서 보존처리 작업을 진행 중에 있다.

이번 3차 발굴조사는 그간 1, 2차 조사에서 확인된 중요 유구를 중심으로 무등리 2보루의 성격 및 성곽 축조 방식에 대해 보다 자세히 파악함으로써, 임진강을 따라 분포하고 있는 고구려 보루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추후 유적의 관리 및 보존을 위한 기초 자료를 마련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는 목책 방어시설과 이를 폐기하고 만들어진 석축 성벽 및 석축 치(Π자형태의 돌출된 방어시설) 성벽, 그리고 석축 성벽 안쪽에 만들어진 배수로가 설치된 방형 석축 유구 등을 조사하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는 기존에 확인된 남쪽 치 외에도 북쪽에서 치 성벽이 추가로 발견되었으며, 기초부만 남아있는 남쪽 석축 성벽 조사를 통해 목책의 축조 및 폐기, 석축 성벽으로의 전환과정 등을 보다 자세히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석축 성벽 곳곳에서 석축 성벽을 지지하고 있던 나무기둥 구멍들이 확인되고 있어 고구려 성곽과 관련된 새로운 자료가 확인됐다.

또한 유적에서는 석축 성벽을 따라 다량의 목탄과 불을 맞은 흔적들이 이어지고 있어, 보루의 폐기 과정에서 큰 화재가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 이 밖에도 유적에서는 다량의 철제 슬래그(광물 제련시 금속을 빼내고 남은 찌꺼기)가 곳곳에서 확인되고 있어, 무등리 2보루에 철기 제작과 관련된 시설이 설치되어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기존 조사에서는 다량의 탄화곡물(쌀, 조)이 발견되기도 했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는 그동안 고구려 고분벽화에서만 볼 수 있었던 사행상철기로 추정되는 철기가 출토되었다. 사행상철기는 말 안장 뒷부분에 고정시켜 장식하는 것으로, 쌍영총 고분벽화에서는 사행성 철기 말단에 휘날리는 깃발을 달고 있는 모습이 표현되어 있다.
사행상철기는 환도산성 궁전지에서 용도 미상의 철기로 일부분이 보고된 적은 있으나, 지금까지 중국이나 북한에서도 이처럼 완전한 유물이 발견된 적이 없다.
유물을 수습한 결과 철기의 일부분에 붉은 안료가 입혀져 있는 것이 확인되어, 고구려 철기 연구에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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