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1일 직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상국 시인의 시 '오늘은 집에 일찍가자'를 인용, 빠른 퇴근을 독려했다. (사진=기획재정부 제공) |
기획재정부에 근무하는 A과장은 박재완 장관이 1일 직원들에게 보낸 편지와 관련, 이같은 소감을 밝혔다. 편지 말미에 ‘오늘은 일찍 집에 가자’는 이상국 시인의 시와 함께 웃는 얼굴 이모티콘을 (^_^) 첨부해 직원들의 호응도가 좋았다는 설명이다.
B과장 역시 “딱딱한 공직사회에서 이런 분위기를 만들어주시니 나같은 사람 입장에서는 기분 좋다”며 “집에 가서 아들내미랑 공놀이를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C사무관은 “딱 장관님 스타일을 편지로 반영하신 것 같다”며 “서두에는 평소 장관님이 하고 계신 고민을 쓰셨지만, 말미에는 직원들의 빠른 퇴근을 독려해 인상적이었다”고 전했다.
박 장관은 편지에서 지난 1년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글로벌 재정위기, 물가, 일자리, 가계부채, 신용등급, 금융안전망, 재정 건전성, FTA 대책, 공생발전 등 어느 하나 만만한 게 없는 ‘살얼음판의 연속’이라고 풀었다. 그러나 박 장관은 “그래도 여러분의 물샐 틈 없는 수비 덕분에 대량 실점 않고, 공수 교대를 기다리며 승리의 꿈을 키워가고 있다”며 “고맙다”고 말했다.
이어 박 장관은 “야구든 축구든 빗장 수비가 강팀의 전제조건”이라며 “아무리 막강한 화력을 갖추어도 실책이 잦으면 이기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박 장관은 “별이 빛을 발하는 것은 어둠 때문”이라며 “글로벌 경제위기의 한복판을 헤쳐 나가는 여러분의 숨은 헌신을 온 국민과 역사는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며 직원들을 격려했다.
그는 또 “위기 다음에는 어김없이 기회가 찾아오며, 그 때를 위해 착실히 내공을 갈고 닦아야 한다”고 했다.
박 장관은 “하지만 오늘 만큼은 이상국 시인의 시 한편을 음미하자”며 ‘오늘은 일찍 집에 가자 / 부엌에서 밥이 잦고 찌개가 끓는 동안 / 헐렁한 옷을 입고 아이들과 뒹굴며 장난을 치자 / 나는 벌서듯 너무 밖으로만 돌았다’라는 이상국 시인의 시를 첨부했다.
이어 박 장관은 “오늘은 금요일입니다”라며 ^_^ 모양의 이모티콘을 넣어 직원들의 빠른 퇴근을 독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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