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마리오 드라기 총재는 다음달 통화정책회의에서는 기준금리의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드라기 총재는 "이번 결과가 다른 기관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한 정책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유로존 경기가 더욱 악화되면 7월에 인하할 준비가 되어있다"고 전했다. 또한 ECB는 유럽 은행에 두차례 제공했던 3년무이자대출프로그램(LTRO)를 계속 지원할 것이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유로존의 정치적 불확실성로 인해 기준금리 인하정책이 나오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이달 17일 열리는 그리스의 재총선에서 유로존의 탈퇴를 막기 위한 움직임이 나와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유럽 정상들의 노력에 따라 ECB도 경기부양 조치를 실행하라고 압박하는 것이라고 WSJ는 전했다. 드라기 총재는 이달 말에 열리는 EU 정상회의에서 유로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10년장기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럽 정부들이 행동에 나서도록 압박하기 위해서는 ECB가 금리 인하 카드를 쓰지 않는 것이라 낫다는 판단이다. 드라기 총재는 “유럽 각국은 여전히 풀지 않는 정책문제를 가지고 있다”며 “이들 국가들은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유로존 경제와 금융시장의 상황이 악화되면서 ECB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 금융시장은 ECB의 기준금리 동결에도 불구하고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을 비롯한 중앙은행들의 액션의 기대로 긍정적인 분위기를 나타냈다. 이날 뉴욕증시와 유럽증시 모두 큰폭으로 상승했다.
ECB는 유로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올해 마이너스 0.1%를 보이지만 내년에는 1%를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올해 인플레이션은 2.4%를 기록하지만 내년에는 1.6%로 둔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드라기 총재는 유로 위기가 심각하지만 리먼브러더스 붕괴와는 매우 먼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드라기 총재는 “유로 위기에 대해 경각심을 가져야하지만 현재 상황이 지난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와는 멀리 떨어져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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