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성우 기자=폭락장으로 국내주식형펀드들이 줄줄이 손실을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셀트리온을 많이 담은 펀드들은 수익을 벌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닥 대장주인 셀트리온이 무상증자로 인해서 상승하면서 그 효과를 누렸다는 분석이다. 일부에서는 대형주들에 비해 그 충격의 강도가 덜했다는 점이 이들 펀드 선방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의견도 있다.
7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으로 403개 국내주식형펀드 가운데 1개월 수익률 기준으로 수익을 낸 펀드는 단 4개에 불과했다.
급락장서 가장 빛이 난 펀드는 동양자산운용 ‘동양FIRST스타우량상장지수증권투자신탁(주식)’으로 2.50% 성과를 냈다. 이어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TIGER코스닥프리미어상장지수(주식)’가 1.27% 수익률로 뒤를 이었다.
KB자산운용 ‘KStar코스닥엘리트30 상장지수(주식)’(0.77%)과 한국투자증권 ‘한국투자KINDEX코스닥스타 상장지수(주식)’(0.53%)은 소폭이지만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들의 선방은 코스닥 대장주인 셀트리온이 상승하면서 그 효과를 누렸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최근 1개월 동안 수익을 낸 펀드들은 추종하는 지수는 다르지만 셀트리온을 모두 10% 내외 비중으로 편입하고 있다. ‘미래에셋TIGER제약&바이오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는 지난 2월 기준으로 셀트리온 비중이 최대 22.56%에 달했다.
지난달 10일 보통주 1주당 신주 0.5주를 배정하는 무상증자를 결정한 셀트리온은 지난달 24일 권리락을 반영했다. 기준가 2만7850원에서 소폭 오른 상태로 거래를 시작했고, 권리락 반영 이후로 주가는 20% 가량 상승했다. 조만간 국내 식약청으로부터 품목 허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인 레미케이드의 바이오시밀러 기대감도 불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자산운용 관계자는 “투자 비중이 10%대로 높은 셀트리온이 무상증자를 결정한 이후로 숏커버링(매도한 주식을 재매입하는 것) 물량이 유입되면서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하는 등 주가 흐름이 나쁘지 않아 수익률에 보탬이 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급락구간에서는 코스닥 종목들의 낙폭이 크지 않아 그 반대 효과를 누리고 있다는 의견도 있다. 코스피 상승에서 코스닥이 소외된 것이 되레 폭락장에서는 효자노릇을 하고 있다는 것.
김후정 동양증권 연구원은 “최근 증시에서 일부 우량 중소형주가 시장 방어에 뛰어난 모습을 보이면서 일반 주식형보다는 중소형주 펀드의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작은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주가 조정기에는 외국인들이 대형주를 내다팔기 때문에 다른 투자자들도 대형주보다는 중소형주에 관심을 가진다”고 진단했다.
실제 수익을 내지는 못했지만, 급락장서 선방을 기록한 펀드들 대부분이 중소형주펀드였다.
삼성자산운용 ‘삼성중소형FOCUS 1[주식](A)’가 -1.70% 성과를 냈고,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3억만들기중소형주 1(주식)종류C 1’(-1.76%)과 교보악사자산운용 ‘교보악사위대한중소형밸류자 1[주식]Class A 1’(-2.89%)로 뒤를 이었다.
KB자산운용 ‘KB중소형주포커스자[주식] A’도 -3.11% 수익률로 선방했고, 동양자산운용 ‘동양중소형고배당 1(주식)ClassC’ 역시 -3.20% 성과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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