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성우 기자= 시장이 기다리던 유럽중앙은행(ECB) '부양 의지'가 확인되면서 국내 주식시장의 돌파구가 될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동안 공포심리가 자리잡던 시장에서 회복할 수 있다는 믿음을 줬다는 것이 시장의 판단이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추가적인 변수가 시장에 남아 있어 얼어붙은 투자심리가 일시에 개선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 목마른 증시에 ‘단비’
각국 중앙은행발(發) 경기부양 기대감이 이전보다 구체화되고 강력해졌다는 점이 모멘텀 부재로 목마른 증시에 단비로 작용했다. 기대감만으로도 코스피 1840선까지 치솟은 것.
벤 버냉키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이날 의회에서 양적완화(QE3) 관련 연설을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데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역시 다양한 경기부양책을 내놓을 수 있다는 뜻을 밝힌 상태다.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향후 글로벌 정책공조 방향은 유럽뿐 아니라 미국의 재정지원을 포함한 '메가플랜'이 가동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사실상 이날 강세가 '안도랠리'의 성격이 짙다고 입을 모았다. 국내 증시가 현충일 휴장을 맞은 사이 구체적인 방안이 제시되지 않았음에도 정책당국이 현재 금융시장의 상황을 인지하고 있다는 점만으로도 다양한 안정조치가 제기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일고 있다는 설명이다.
곽병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각국의 중앙은행이 경기부양 정책을 시행할 것이란 기대감이 증시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며 "특히 유럽과 미국 중앙은행의 경기 둔화 해결 노력이 이전보다 구체화되고 강력해졌다는 점에서 증시가 좋게 반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 '블랙먼데이' 급락분 만회, 1900선 만회 여부가 단기목표
그동안 공포심리가 시장에 확산되면서 지수 급락으로 이어졌던 만큼 정책공조가 준비돼 있다는 믿음이 시장에서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코스피는 이틀간 64.82포인트 상승해 지난 4일 하락분 51.38포인트를 웃돌았다. 이제 관심은 코스피 9개월 이동평균선이 위치한 1900선까지 오를 수 있느냐에 쏠린다.
임동락 한양증권 연구원은 "1800선 회복에는 성공했지만 큰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실질적인 정책대응 여부, 또는 당장 정책이 제시되지 않더라도 정책대응 의지가 명확해질 때 정책 기대감을 반영한 안도랠리 연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형렬 팀장은 "현재 지수의 위치는 이미 '페어 밸류(Fair Value)'를 밑돌고 있어 모멘텀보다 가격메리트에 우선적으로 반응할 것"이라며 "단기반등의 1차 목표는 6월 월간 낙폭을 만회하는 것이며, 2차 목표는 5월 하락폭의 50% 수준(약 1930선)을 제시한다"고 바라봤다.
◆ "우려가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라 1800선 밑돌 수도”
일부에서는 변동성이라는 '짐'을 덜지 못했다며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아직은 우려가 완전히 없어진 게 아니라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결국 그리스 총선이 남아 있고, 유럽연합(EU) 정상회담이 6월 말에 예정되어 있는 만큼 그 결과를 보고 대응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임수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부양 기대에 대한 영향도 컸지만 단기급락에 따른 기술적 반등의 성격이 더 강했다"고 진단했다.
임 연구원은 "추가로 상승하기 위해서는 ECB의 강력한 개입 등 정책 이벤트가 필요하지만 당장 이뤄질지는 미지수"라면서 "1800선대에서 지지력을 확인했지만 당분간 상승탄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1800선을 다시 하회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이다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에서는 이번 기회에도 변동성이라는 '짐'을 덜지 못하고 6월을 보내게 됐다"며 "국내 증시도 유럽의 이벤트에 따라 다시 1800선 아래로 내려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