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지난 1분기 GDP성장률은 8.1%로, 분기 대비로는 지난 2009년 2분기 7.9%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기업들은 자금난과 수출난에 허덕이고 가계 부분에서 소비를 줄이면서 경기는 내우외환의 위기를 맞고 있고 경기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도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어두운 경기 앞날을 예고하듯 중국증시의 상하이 종합지수는 2200~2300포인트대의 바닥권에서 배회하고 있다. 경제 주체들의 투자와 소비활동이 잔뜩 위축되다 보니 요즘들어서는 경기를 지탱해왔던 부동산도 대도시 특정지역을 빼놓고는 맥을 못추는 형국이다.
이런 상황에서 유독 국책 연구소와 관변 경제학자들만은 올 중국 경제가 전반기에는 주춤하고 하반기에 회복세를 타는 ‘전약 후강’의 형세를 보일 것이라며 잔뜩 움추러든 시장참여자들을 위무해왔다. 이에반해 세계은행과 UN 등 세계 주요 기관들은 마치 약속이나 한듯 중국의 올해 예상 경제 성장률을 0.1~0.4%포인트씩 줄줄이 하향 조정하고 나섰다.
통화정책에 있어 신중에 신중을 기하던 중국 당국도 경기 냉각의 속도가 예상보다 훨씬 심각하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나섰다. 위기의식이 작용한 탓인지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지난 7일 저녁 3년 6개월만에 처음으로 금리 인하조치를 전격 단행했다.
중국은 올해들어 시중 자금경색을 완화하고 수출 제조업체들의 자금난을 덜어주기 위해 몇차례 걸쳐 지준율 인하조치를 취해왔다. 하지만 이는 마치 언발에 오줌누기 처럼 경기전반에 온기를 돌게 하는데 한참 역부족이었다. 이에 따라 중국 당국은 가전하향 등의 갖가지 경기부양책을 시행하고 나섰으며 결국 금리까지 내리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중국 당국의 이번 긴축완화가 실물 경제 전반에 드리운 어두운 그림자를 얼마나 걷어낼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대형 SOC와 부동산 개발을 통한 투자및 내수, 수출이라는 바퀴를 통해 빠른 속도로 달려온 중국의 고성장 경제가 외부요인에 의해 기우뚱 거리는 상황에 처한 것이다. 현재 시중 자금 경색이 극도로 악화됐으며 이로인해 수출 제조 기업들이 겪는 경영난도 그만큼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다.
베이징의 한 애널리스트는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이번 금리인하는 경기부양을 위한 하나의 시그널로서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본격적인 부양책이 뒤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이 애널리스트는 "최근 중국 당국이 내놓는 경기대책을 보면 꾀나 다급함이 느껴진다"며 "이달이나 내달초에 추가적인 금리인하조치가 취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중국 경제의 급속한 하강과 중국 '성장號'의 불안한 항해는 중국 의존도가 높은 우리 산업과 경제에 있어 있어 결코 강건너 불일 수가 없다. 우리의 중국 경제 의존도는 짧은 시간에 몰라보게 커져왔다. 중국의 산업과 금융정책은 물론 중국인들의 소비심리, 연해 주요 공업도시 수출 제조기업들의 일거수일투족이 국내 상황만큼이나 우리 기업과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세상이 됐다.
이런 중국이 지금 어느때보다 경제분야에서 짙은 불확실성을 드러내고 있고, 한국경제는 잔뜩 움츠러든 부동산 시장과 유럽재정위기에 따른 증시가 말해주듯 그지없이 답답하고 옹색한 형상을 드러내고 있다. 이런 모습속에서 만성적 장기 저성장 체제로 굳어져가는 우리 경제의 우려스런 미래를 떠올리는 것은 지나친 기우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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